정치 대통령실

질병관리청장으로 임명된 정은경...5년 전에도 文대통령 '픽'

12일 출범하는 질병관리청 수장으로 발탁

메르스 사태 당시 야당 대표이던 文과 만나

정부 출범 후 첫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으로

文, 질본에 홍삼액·밥차 제공하며 응원해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을 방문해 정은경 본부장을 비롯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을 방문해 정은경 본부장을 비롯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새로 출범하는 질병관리청의 첫 사령탑으로 임명됐다. 반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침착하고 헌신적인 태도를 보인 정 신임 청장의 발탁은 사실상 예견된 것이었다. 특히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돋보인 정 청장의 ‘위기관리형 리더십’을 문 대통령이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8일) “문 대통령은 오늘 초대 질병관리청장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내정했다”면서 “정 청장 임명 일자는 보건복지부 조직개편 및 질병관리청 출범일인 오는 12일”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문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를 독립 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고 보건복지부에 보건 분야 차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문 대통령과 정 청장의 인연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대통령은 같은 해 5월 메르스 사태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정 청장의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 특유의 차분한 전달력과 업무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이던 정 청장을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국장급에서 차관급으로 두 단계 승진했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정 청장은 질병관리본부의 16년 역사상 첫 여성 본부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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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서울경제DB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서울경제DB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되자 정 청장의 머리카락은 새하얗게 변했고 피곤한 기색도 역력해졌다. 문 대통령은 직접 뽑은 정 청장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월 남대문 시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홍삼액 30박스를 구입해 질병관리본부에 보냈다. 같은 달 20일 정 청장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지금까지 대응해온 게 질본 덕분”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26일에는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신천지발(發) 확산과 관련해 “좀 허탈하지 않을까”라면서 “보통 이런 상황이면 맥이 빠지는데 체력은 어떤지, 어쨌든 계속 힘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3월에는 충북 청주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를 깜짝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제 때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질본 관계자들을 위해 ‘갈비찜 밥차’를 제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칭찬 메시지를 보내는데도 다 함께 고생하는데 혼자 칭찬받는 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면서 “그래도 질본은 칭찬 받고 격려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고맙고,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며 거듭 응원했다. 정 청장은 이에 “더 노력하고 분발하겠다”며 “항상 믿고 격려해 주시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오는 12일부터 1,476명 규모의 거대 조직을 이끌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은 우리의 감염병 대응체계에서 획기적 진전”이라며 “당장은 코로나 재확산의 중대고비를 잘 넘기고 빠른 시일 안에 코로나를 안정적으로, 확실히 통제해 나가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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