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페이가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중 예비인가 접수를 마치면 연내 예비인가 획득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공동 추진하던 삼성화재와 결별 이후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 손보사 인수 등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새로운 파트너 없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의 단독 출자 구조로 결정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특화한 간편보험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연내 법인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달 중 카카오보험(가칭)의 예비인가를 접수하기로 하고 최근 당국과 사전 협의를 시작했다. 통상 예비인가 접수부터 승인에 2개월, 본인가 접수 후 1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께 예비인가를 획득하고 내년 초 본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상품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특화한 간편보험이다. 민간 공유자전거 ‘카카오T 바이크’, 쇼핑플랫폼 ‘카카오쇼핑’ 등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생활밀착형 보험과 스마트 모빌리티 보험으로 간편보험 시장을 선점하고 고비용 구조의 대면채널이 없는 디지털 보험사의 장점을 살려 가격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간편보험의 경우 하루 보험료가 적게는 100원 안팎, 높아도 1,000원 안팎 수준이지만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4,5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플랫폼 이용자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와 결별 당시 논란이 됐던 자동차보험 진출은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방침이다. 카카오가 택시·대리운전·차량공유 등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대로 이를 뒷받침할 자동차보험 출시 준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영업비 등 비용구조 문제를 안고 있는 대형 손보사들에 비해 비대면 채널에 특화한 카카오보험은 맞춤형 요율산정과 언더라이팅(심사)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간편보험의 경우 외형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보험에 서비스를 접목한다면 새로운 시장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매물로 나온 악사손해보험 인수 가능성 등이 제기됐으나 인수합병(M&A)을 통한 라이선스 확보나 타 보험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로서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카카오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출자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