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2017년부터 추진해 온 기술 개발을 거쳐 국내 처음으로 천연가스 액화 기술과 하루 15톤 정도의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이동형 LNG 액화플랜트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려고 부산지역 중소기업인 성일엔케어와 동화엔텍을 주축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성일엔케어는 주관기업으로 설계, 제작, 실증을 진행했으며 동화엔텍은 핵심기자재인 열교환기 개발을 맡았다. 주관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를 비롯해 가스안전공사, 가스기술공사, GS건설도 참여했다.
개발된 이동형 LNG 액화플랜트는 액화 용량을 손쉽게 증설할 수 있고 기존 상용화된 중·대형 액화플랜트와 달리 컨테이너타입으로 만들어져 이동이 쉬운 특성이 있다. 전력설비나 도로 등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 유전에 적용할 수 있는 데다가 액화충전소, 스마트 콜드체인 등 다양한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액화 플랜트와 달리 표준화된 규격으로 제작할 수 있어 기존 플랜트 대비 50% 절감된 시간으로 설치·운용이 가능하다. 유지·보수도 기존 액화플랜트보다 쉽다. 이 덕분에 이란, 인도네시아,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LNG 액화 플랜트 관련 기술은 고도의 정밀성과 까다로운 안전성이 요구되는 분야여서 해외 선진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 위주로 핵심기술 개발과 성능 실증까지 성공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액화공정 등 핵심기술 자립화와 국산 기자재 적용 등으로 해외에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침체한 지역산업 활성화 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액화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함께 세계 2~3위를 다툴 정도로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액화 기술은 해외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핵심기술 특허와 카르텔이 형성돼 있어 국내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기술 분야였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는 액화된 천연가스에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재액화하는 기술은 상용화됐으나 실제 유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원천기술은 개발되지 않았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