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마른재정 쥐어짜 통신비 보조…2조 뿌려 '민심 달래기'

통신비 지원에만 9,300억 들어

"2만원 큰 도움 안돼…생색내기"

특별돌봄에도 1조1,000억 투입

10일 서울시 내의 한 통신사 매장. /연합뉴스10일 서울시 내의 한 통신사 매장. /연합뉴스



정부가 7조5,000억원의 빚을 내면서도 그중 27%인 2조원을 전 국민 통신요금과 아동특별돌봄 지원에 사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접 타격을 받은 피해계층에 지원한다며 ‘맞춤형 긴급재난지원 패키지’라고 했지만 모든 국민이 조금씩 단맛을 볼 수 있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10일 발표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만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월 2만원, 한 차례 통신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총 4,640만명에게 9,300억원이 투입된다. 애초 정부는 17~34세, 50세 이상 또는 청년과 고령자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3040세대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사실상 모두에게 주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일단 통신사가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 2만원씩을 먼저 감면해준 뒤 예산으로 이를 보전하는 방식을 정부는 검토 중이다. 이르면 다음달 부과되는 이달 치 요금에 대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중복 지원이나 예산 누수가 없도록 법인명의 휴대폰이나 다회선 가입자에 대한 정리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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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회 2만원으로는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강하다. 1조원에 육박하는 혈세가 전혀 실효성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회 처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며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리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아쉽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통신비 지급이 가계에 부담을 덜어드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제적 승수 효과에 대해서는 조금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학교·어린이집 휴교·휴원 등으로 가중된 학부모의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해 아동 1인당 20만원씩 아동특별돌봄을 지원한다. 미취학 아동 252만명, 초등학생(대안학교·홈스쿨링 등 포함) 280만명 등 모두 532만명이 대상으로 총 1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 상반기 미취학 아동 가구에만 지원했으나 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며 지원금액은 40만원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중·고등학생을 둔 학부모 입장에서는 돌봄 부담은 똑같은데 지원이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 아동수당 계좌와 각 학교의 K에듀파인 등을 활용해 지방자치단체(미취학 아동), 교육청(초등학생 등)을 통해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가족돌봄휴가 사용기간을 최대 10일에서 20일로 늘리고 1인당 최대 75만원(맞벌이 150만원)씩 12만5,000명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신규 신청자 5만명과 기존 돌봄비용 수혜자 중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7만5,000명이다. 사용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돌봄휴가 비용 지원(일 5만원) 기간도 최대 10일에서 15일(부부합산 30일)까지 확대한다. 부부가 모두 사용할 경우 최대 1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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