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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초희 "이 가족 그대로 시즌2 했으면…"




“저한테 가장 뜻깊은 작품이 될 것 같다. 배운 게 정말 많아 배움을 과식한 느낌이다. 긴 대장정을 마치고 체력적으로는 많이 지쳐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많은 걸 채웠다. 이 가족 그대로 시즌2를 했으면 좋겠다.”

배우 이초희는 최근 서울 경제스타와 서면으로 가진 종영 인터뷰에서 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를 자신의 인생작으로 꼽았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장마·태풍·폭우까지 참 다사다난한 시기, 사고 한 번 없이 무탈하게 촬영을 마친 그는 먼저 ‘한다다’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다다’를 통해 위로 받고 행복했다는 시청자들의 말씀을 들었다. 우리 작품을 아끼고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저도 ‘송다희’일 수 있어서 행복했고 감사했다. 다희의 모습을 보며 용기와 위로를 얻고 사랑을 느꼈다. 다희가 꼭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송가(家)네 자녀들이 모두 ‘한 번 다녀왔다’(이혼)는 콘셉트로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담은 가족 주말극. 이초희는 극 중 효녀지만 체력과 미모, 머리가 오빠·언니들에 비해 2% 부족한 송가네 막내딸 ‘송다희’로 열연을 펼쳤다.



이초희에게 ‘한다다’가 뜻깊은 이유는 또 있었다. 그는 ‘다희’역을 꼭 하고 싶었고, 그 누구도 캐스팅이 안 된 상태에서 캐스팅 라인업과 상관없이 ‘저는 바로 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는 아프신 어머니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해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셨는데 주말마다 진풍경이 펼쳐졌다. 저녁 7시부터 모든 병실과 대기실이 7번(KBS2 채널)으로 대동단결되는 모습을 봤다. 어머니마저도 병원에 입원해계시면서 주말드라마를 챙겨보시는 모습을 보고, 제발 주말드라마를 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작가님과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 그래서 저한테 더 뜻깊다”

간절했던 작품이었지만 외유내강형인 ‘송다희’ 캐릭터를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송다희는 순하고 배려심 깊으면서도 때로는 뚝심과 강단이 있는 인물. 이초희는 다희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해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면이 주관과 소신처럼 보였으면, 착해서 남들을 배려하면서도 본인의 주관이 뚜렷한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희는 조금만 잘못하면 답답해 보일 수 있었다. 조금만 선을 넘으면 너무 생각 없이 맑고 밝기만 한 사람 같아 보일까봐 분배하는 게 좀 어려웠다. 신의 흐름을 놓고 여기에서는 이 정도의 선, 감정 분배를 흐름대로 철저하게 하려했다. 보통 초반에 캐릭터를 확실히 잡으면 캐릭터가 명확해져서 나중에는 그냥 흘러간다. 그런데 다희는 안 그랬다. 마지막까지 계속 힘들었다.”



끝까지 어렵기만 했던 ‘송다희’를 연기하면서 그래도 행복했었다고. 이초희는 다희로 인해 좋은 에너지를 선물 받았다고 전했다.


“다희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성품, 그 성품이 저한테는 영향을 줬다. 예를 들어 평상시 화가 날 때도 다희 덕분에 덜해졌다. ‘그럴 수 있겠지’라며 유순하게 넘어가게 되더라. 다희가 워낙 가족들에게 사랑과 응원을 받는 입장이다 보니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좋았다. 주변에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캐릭터를 맡게 돼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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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희는 명장면으로 파혼 후 아버지 송영달(천호진 분)이 송다희를 위로해준 장면을 꼽았다. 그는 “아빠는 이유를 묻지 않고 ‘네가 이유 없이 그러지 않을 거야, 아빠는 너를 응원한다’는 이런 말들을 해줬다. 가장 이상적인 아버지의 상인 것 같다. 무조건적인 믿음을 주는 다희가 그런 아버지 밑에서 컸기 때문에 따뜻한 심성을 가진 아이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명대사로 윤재석(이상이 분)이 다희에게 해준 말 ‘Just be myself’를 꼽았다. 이초희는 “다희가 퇴사를 한 후 편입을 결심하게 되는 장면에서 한 대사다. 다희가 성장하는 모든 흐름에 어떤 작은 불씨, 용기를 준 신이었다. 낯선 사람의 한마디가 큰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으니까 다희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신이었다.”고 밝혔다.



극에서 다희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 연인 이상이는 실제 이초희가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상황이 되게끔 신경 써서 잘 살펴주었다. 이초희는 이상이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고마운 것들이 참 많다고 전했다. 잘생긴 외모 못지않게 연기를 잘하는 것이 이상이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도 칭찬했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그와 다른 작품으로 다시 만나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의 파트너였다. 단 한 번도 충돌이 없었다. 서로 리허설을 하거나 약속하고 연기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 서로의 연기를 잘 받아주었다. 실제로도 상이 성격이 유쾌하고 능글맞아 현장의 귀염둥이 같은 스타일이다. 저보다 동생임에도 제 텐션이 올라가게끔 옆에서 재밌게 해주고 이끌어줬다. 이상이라는 배우가 내 파트너라서 참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을 했던 것 같다.”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해 연기 생활 10년 차에 접어든 이초희. 그는 자신의 인생작을 ‘한다다’로 꼽았으나 배우로서의 목표나 꿈은 한가지로만 꼽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사람, 그 많은 사람을 다 연기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목표는 한순간도 단 1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다. 배우가 내 업이니까 내 일의 지침 같은 거다. 잘 안되지만 그런 목표를 가지고 연기를 하고 있다. 매 작품이 큰 도전이며, 다 새로운 캐릭터다. 결이 비슷하다고 해도 같은 사람은 없다. 비슷한 느낌일 뿐이다. 매 작품마다 도전할 거다. 캐릭터를 창조하고 다른 사람이 되어 연기로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일, 앞으로도 그 도전을 계속할 거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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