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과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라며 “국민 모두에게 드리고 싶지만 한정된 재원을 감안할 때 피해가 큰 분들을 중심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국회에는 재난지원금이 추석 전에 지급되게 조속히 심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추경안 시정연설에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로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피해를 입고 계신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잘 아시는 것처럼 지금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인은 일터를 잃고, 자영업자는 고객을 잃고, 학생들은 친구를 잃고, 우리 모두는 행복한 일상을 잃어가고 있어 아픈 2020년”이라며 “그러나 아픔과 우울 속에서도 세계가 주목한 K-방역 덕분에 우리는 희망을 발견했다”고 역설했다.
정 총리는 특히 “한 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것은 1961년 이후 무려 59년만”이라며 “정부는 지금까지 총 277조원 규모의 정책패키지를 마련했고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을 마련하여 집행해 수출과 내수가 지난 몇 개월 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 3·4분기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국민들의 헌신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중순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며 “집합금지, 이동제한 등으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분들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어 대단히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올 한해 추진된 네 차례의 추경 편성과 관련하여,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으나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은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위기는 전례 없는 과감한 대응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만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분들은 아쉬움과 실망이 크실 것”이라며 “이번 추경은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한 자락 희망을 드리기 위한 긴급조치”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어려운 국민들께서 가급적 추석 이전에 지원을 받으실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길 바란다”며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집행에 돌입할 수 있도록 범부처 협조체계 운영 등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호소했다. 또 “추석을 전후로 민생 기반을 확충하고 하반기 경제회복을 지원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7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의 구체적 용처에 관해선 △소상공인·중소기업 긴급 피해지원 3조8,000억원 △긴급 고용안정 자금으로 1조4,000억원 △저소득층 긴급 생계지원 4,000억원 △긴급돌봄 지원 자금 등 2조2,000억원으로 소개했다. 재원은 국채 발행 7조5,000억원과 중소기업진흥채권 발행 3,000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