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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에너지원은 포도당 아닌 지방산” 韓 연구진, 노벨상 받은 89년 통설 뒤엎다

국립암센터 김수열박사 연구팀

세포·동물실험 통해 최초 규명

김수열 박사김수열 박사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이 아닌 지방산’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노벨상까지 받으며 89년간 정설로 굳어진 학설이 한국 연구진에 의해 깨진 것이다.

국립암센터는 14일 암생물학연구부 김수열 박사 연구팀이 암세포의 에너지원이 지방산이라는 것을 최근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암세포가 포도당을 젖산으로 분해하는 해당 과정을 통해 대사한다고 알려져 왔다. 독일의 오토 바르부르크 박사는 이러한 사실을 발견해 지난 193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김 박사 연구팀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전혀 다른 결과를 얻었다. 바르부르크 박사가 당시에는 포도당만 들어 있는 배양액으로 실험을 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체와 비슷한 배양조건에서 세포실험을 진행해 암세포가 정상세포보다 산소를 더 많이 쓰고 더 빨리 자란다는 것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정상세포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이지만 암세포는 지방산 산화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실험용 췌장암 동물모델 쥐 실험에서도 지방산 섭취를 차단하고 탄수화물로 바꾸자 암 발생이 4배나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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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는 “에너지원을 지방산에서 탄수화물로 대치한 것만으로도 암 발생이 4배나 감소한 것은 항암치료에 견줄 만한 효과”라며 “연구성과를 근거로 기존 치료와 함께 암 에너지 대사를 차단하는 새 치료법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만이 모든 암에서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며 “그 기전이나 원인을 설명하는 데 이번 연구성과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 박사 연구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캔서스(Cancers)’ 최신호에 실렸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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