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급식업체 715곳 폐업했는데…정부 지원은 "빵(0)원"

코로나 재확산에 재택·개학 연기

단체급식 운영 못해 손실 눈덩이

특별피해업종 인정도 안돼 소외

"기존 배정된 예산서 손실 보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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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2학기 전국 초중고교의 등교 연기나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다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단체급식이 중단되거나 축소되자 급식업체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2학기 등교 정상화와 하반기 직장 단체급식 등을 준비해 온 업체들이 재고 부담과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버티지 못해서다. 특히 급식업체들은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지만 음식점과 노래방, PC방, 주점 등과 같은 고위험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별피해업종에서 제외돼 재난지원금이나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정부 지원금을 한 푼도 못 받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4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올해 전국에서 2,086곳의 집단급식소가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2019년(1,872곳), 2018년(1,729곳), 2017년(1,587곳)의 폐업 수를 웃돈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20일 국내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후 전국적인 위탁급식 영업을 하는 급식업체 715개가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급식업체가 700여개나 폐업한 것은 최근 수년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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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업체 가운데서도 전국 180여 개의 중소 규모 학교 급식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9월 새 학기에도 전국 학교 6,983곳이 등교가 지연된 상태다. 김호균 한국급식협동조합 이사장은 “1학기에는 부분 등교로 지난해 매출의 20% 정도밖에 내지 못했다”면서 “2학기엔 정상화를 기대했지만 다시 지난 3월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말했다. 2학기 정상 등교를 예상하고 급식일정을 준비하던 업체들은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급식업체는 학기 또는 연 단위로 나라장터의 경쟁입찰을 통해 학교와 계약을 맺는다. 납품 계약을 맺으면 미리 인력과 식재료를 구매하지만 학교 측은 매월 배식 인원을 체크해 추후에 정산한다. 이 때문에 등교 지연으로 급식이 중단 또는 축소되면 추가 인건비나 재료 재고 등의 부담은 고스란히 급식업체가 떠안게 되는 것이다. 경기지역에서 올해 32개 학교와 공급 계약을 맺은 푸드원은 지난 4월 계약대비 공급물량이 13%에 그치다 7월 61%까지 올랐지만 이달 들어 다시 5%대로 급감했다. 김봉환 푸드원 대표는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은 도시락 사업 등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지만 급식에만 매달려 있는 중소업체들은 더이상 버티기가 어렵다”며 “담보나 신용대출로 손실분을 메우고 있지만 손실이 누적돼 버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초중고교의 등교 여부가 코로나19 확산 속도에 따라 사실상 실시간 결정되기 때문에 당장 인력을 줄이기도 어렵다. 갑자기 급식이 재개되면 요구된 물량을 납품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매달 손해가 나더라도 휴업을 하거나 감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려고 해도 사전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급식 재개나 요구물량 등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더구나 급식업체들은 고위험시설군인 식당, 노래방, PC방 등에도 포함되지 않아 특별피해업종에도 제외돼 정부지원금이 ‘빵원(0원)’이다. 김호균 이사장은 “급식에 배정된 학교 예산에서 업체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거나 현실에 맞는 고용유지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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