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에너지가 칠레 발전 프로젝트 유상증자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합니다. 일부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신용도 불일치(A0, A-)가 있는 곳입니다. 그룹의 지배구조 변경을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재무구조나 채권 가격 등의 변동성이 다소 늘어난 상황이기도 하지요.
지난주 회사의 최대주주인 대림산업(000210)이 지배구조 변경(분할)에 대해 이사회 결의를 했습니다. 인적분할로 건설사업부문을, 물적분할을 통해 석유화학사업부문을 각각 디엘이엔씨, 디엘케미칼로 신설하는 내용입니다. 대림산업은 디엘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해 존속합니다.
이에 따라 대림에너지의 발전사업 투자 시 순수 지주회사의 지원 여력이 감소하는 등 향후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분할기일에 맞춰 회사채 가격이 떨어질 우려도 있지요. 실제로 비슷한 사례였던 태영건설(A0)의 경우 분할 하루 뒤 3년물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전일대비 2bp(1bp=0.01%포인트) 가량 확대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상법에 따라 분할회사들이 분할 전 채무에 관해 연대 변제할 책임이 있는 만큼 실질적인 상환 가능성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태영건설의 경우에도 SBS미디어홀딩스, TSK코퍼레이션 등의 지분 가치가 주력 사업인 건설부문의 실적변동성을 보완하고 대체자금조달능력을 지지하는 중요한 평가요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태영건설의 사례에서도 나타났듯이 대림에너지의 분할 후 재무적 변화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대림산업이 보유한 약 1조5,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은 디엘 43.4%, 디엘이앤씨 42.6%, 디엘케미칼 14% 등으로 나뉠 예정입니다. 차입 구조를 살펴보면 디엘이앤씨의 단기 비중이 총차입금 6,530억원 중 5,623억원으로 꽤 높은 편입니다. 디엘케미칼은 총차입금 3,418억원 가운데 비유동차입금이 2,980억원으로 대부분 장기부채입니다. 대림에너지에 흘러오는 디엘케미칼의 자금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인 만큼 가격 상 약세 요인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발전 부문 중간 지주회사라는 위치,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등으로 펀더멘털도 우수한 편입니다. 직전 발행이었던 지난해 6월 5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8배가 넘는 4,24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려 1,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지요. 이제껏 투자해온 해외 발전 프로젝트 성과도 우수해 양호한 현금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태양광부문 SMP(한국전력에 판매해 얻는 수익)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를 각 발전소에 판매해 얻는 수익)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은 다소 주춤한 상황입니다. 회사의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80억원, 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6억원, 141억원 대비 다소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