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전세계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을 극복한 102세 노인이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으나 이번에도 무사히 회복해 화제다. 한 세기 동안 2개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한 드문 사례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주에 사는 은퇴한 농부 하이문두 레오나르두 지 올리베이라(사진)는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지난달 17일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후 줄곧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워낙 고령인 탓에 회복 여부가 불투명했고, 가족들도 큰 희망을 걸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입원 2주 만인 지난달 31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그의 손녀인 타치아나 크리스치나 지 아모링은 “할아버지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을 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다”면서 “할아버지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됐다는 소식은 너무나 큰 경사이며 의료진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433만명, 사망자는 13만명이 넘는다.
놀라운 사실은 하이문두가 지난 1918년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스페인 독감에 걸렸다 회복됐었다는 점이다. 당시 스페인 독감으로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브라질에서도 3만5,000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언론은 하이문두가 스페인 독감보다 훨씬 더 많은 사망자를 내는 코로나19에서도 회복하면서 100여년의 시차를 두고 2개의 팬데믹을 극복한 이례적인 사례가 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하이문두에 앞서 올해 92세인 부인 니베르시나 마리아 지 올리베이라도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75년 전에 결혼했으며 14명의 자식을 낳았고 손주 22명, 증손주 25명, 고손주 2명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