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남서부 서머셋주에 위치한 바스에선 최소 14명이 강에 몰려들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웨스트요크셔주의 한 경주장에서도 10명이 모여 피서를 했고 중부 노팅엄의 마스크 반대 시위에도 수 많은 인파가 참여했다. 영국 여러 공원 곳곳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은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시 강화된 제한 조치를 적용한 날이어서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날부터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실내 및 실외 구분 없이 사회적 교류를 위해 6명 이상 모이는 것이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100파운드(약 15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며, 계속 적발될 경우 벌금은 최대 3,200 파운드(약 49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모임 금지는 학교와 직장, 코로나19 관련 조치를 취한 결혼식 및 장례식, 팀 스포츠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펍과 식당 등은 계속 영업할 수 있지만, 특정 그룹을 6명 이상 수용해서는 안된다. 데일리메일은 “영국 정부가 감염 수준이 계속 늘어날 경우 오후 9시부터 통행금지를 내릴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면서 “하지만 일부 영국인들이 새로운 제한 조치를 무시하면서 이번 ‘6명의 규칙’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날부터 적용된 새로운 코로나19 조치는 3월 이후 가장 광범위하게 제한을 내리는 것이다. 다시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가 내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에 대한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자택대피령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만다 존스는 이번 조치를 어기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는 “내 여동생은 8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그녀는 새로운 규칙으로 인해 아무도 데리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 매우 불공평하다”고 반발했다. 영국펍연맹(BPC) 측은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야간통행 금지 가능성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규제를 다시 강화한 것은 9월 들어 감염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에선 올해 4~5월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0~5,000명 수준으로 확산세가 급증했지만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8월까지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하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럽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에서도 9월 들어 2,000~3,000명 수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누적 확진자는 37만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