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추풍'에 협치도 저 멀리...꽉 막힌 文·김종인 단독회담

이낙연, 文에 김종인과 일대일 회담 건의

여야 대립하는 4차추경, 추미애 사태 '복병'

이른 시일 내 성사되기 어려울 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단독회담 추진을 위한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승인한 ‘전 국민 2만원 통신비 지원’에 야당이 맞서는 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논란이 정국의 블랙홀로 작용하며 협치에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과의 단독회담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입장 아래 야당으로 공을 넘긴 상태다. 다만 야당이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 구성을 문제시하며 원내 협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일대일 회담이 단기간 내 성사될 가능성에는 회의적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중단됐던 일대일 영수회담 논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주요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여야 대표 간 회동 또는 일대일 회담이어도 좋습니다만 추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바 있다. 특정 대상을 가리키지는 않았지만 제1야당 수장인 김 위원장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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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국회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단독 영수회담은 한 발짝 뒤로 밀려난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서 4차 추경안을 발표하며 “국회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민주당이 설정한 데드라인(18일) 안에 4차 추경안이 통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4차 추경안이 18일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에 대해 “물리적으로 어렵다”면서 “전액을 빚을 내서 하는 7조 8,000억 원이라는 예산을 국민을 대신해서 꼼꼼히 들여다봐야 해서 저희가 일부러 늦출 이유는 없지만 보지도 않고 그냥 통과시킬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것도 단독회담이 제자리 걸음인 주된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추미애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집중조명하는 상황에서 야당 측과의 단독회담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도 추 장관에 대한 해임을 촉구하며 “대통령의 침묵은 정의 파괴에 대한 동조로 해석될 것이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단을 해주셔야만 이치에 맞는 것 같다”고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와 야당은 물밑 신경전을 벌이며 단독회담 논의에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합의문을 마련하는 등 야당의 의지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뭐 말도 없는데 내가 말하면 뭐하겠나”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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