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지 4개월 만에 재판에 넘겨진 것과 관련, 정의연은 “회계부정 의혹은 대부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검찰이 ‘억지 기소’, ‘끼워 맞추기식 기소’를 감행한 데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연은 15일 발표한 ‘9·15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전반은 물론, 인권 운동가가 되신 피해 생존자들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폄훼하려는 저의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의연은 전날 검찰이 윤 의원을 기소한 혐의 가운데 윤 의원과 함께 마포쉼터를 운영해온 고(故) 손모씨와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에 관한 내용에 대한 비판에 집중했다.
검찰 기소 내용을 보면 윤 의원이 손씨와 공모해 길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기부하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불법적으로 기부·증여를 받았다고 판단, 준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윤 의원은) 일생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운동에 헌신하며 법령과 단체 내부규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활동을 전개해온 활동가‘라고 강조하면서 ”검찰이 윤 의원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한 점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정의연은 ”무엇보다 스스로 나서서 해명하기 어려운 사자에게 공모죄를 덮어씌우고 피해 생존자의 숭고한 행위를 ’치매노인‘의 행동으로 치부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의연은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향해서는 ”지난 4개월간 무차별적으로 제기된 의혹들이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혀졌다“면서 ”허위보도 등에 대한 언론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언론이 ’회계부정‘이란 프레임을 씌워 정의연을 범죄집단으로 만들고 각종 의혹을 사실로 둔갑시켜 가짜뉴스를 양산했다“고도 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전날 윤 의원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지방재정법 위반·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업무상횡령·배임 등 총 8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해 등록하는 수법으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3억여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령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또 다른 정대협 직원 2명과 공모해 여성가족부의 7개 사업에서 총 6,500여만원을 부정 수령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대협 상임이사이자 정의연 이사인 A(45)씨도 같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윤 의원과 A씨는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단체 계좌로 총 41억 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했고, 해외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으로 1억7,000만원의 기부금품을 개인 계좌로 모금한 혐의(기부금품법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개인 계좌를 이용해 모금하거나 정대협 경상비 등 법인 계좌에서 이체 받아 임의로 쓴 돈은 1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밖에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안성 쉼터를 시민단체와 지역 정당, 개인 등에게 50여 차례 대여하고 숙박비를 받은 미신고 숙박업 운영(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 숨진 마포 쉼터 소장 손모(60)씨와 공모해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가운데 5,000만원을 정의기억재단에 기부하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총 7,900여만원을 불법적으로 기부·증여한 준사기 혐의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