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가전 시장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콕’ 트렌드가 확산하며 소형가전 부문 판매가 늘어 전체 가전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막았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GfK가 16일 발표한 글로벌 가전 시장(북미·남아프리카 제외) 성장률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1~6월) 판매액은 3,060억유로(약 430조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를 기록했다. TV·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이 포함된 대형가전의 전 세계 판매액은 650억 유로(약 89조원)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8.6% 감소했다.
대형가전의 경우 지역별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유럽과 선진 아시아 지역은 각각 -2%, 2.7%의 성장률을 보이며 큰 폭의 변화가 없었지만, 아시아 신흥국들(중국 포함)의 경우 두자리수의 감소세를 보이며 대형가전 시장의 글로벌 성장을 끌어내렸다. 부유한 국가들은 봉쇄 생활을 더 쉽게 하기 위해 평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가전 제품에 투자할 수 있었던 반면, 전염병이 소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는 줄이게 된 신흥국에서는 대형가전의 판매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GfK는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에서 일하기’, ‘집에서 즐기기’, ‘집에서 먹기’ 등 ‘집콕’ 트렌드가 확산하며 IT와 소형 가전 제품의 판매는 증가했다. 데스크탑·노트북·모니터 등이 포함된 IT 가전 및 사무용 기기 판매는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15%씩 증가했으며, 상반기 6개월 동안 판매액이 총 497억 유로(약 70조원)를 달성해 지난해보다 16.7%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홈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게이밍 수요도 IT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게이밍 노트북과 게임용 노트북이 크게 성장하며 게이밍PC및 주변 장치 범주 (데스크탑PC, 노트북PC, 모니터, 헤드셋, 키보드 및 마우스)는 판매액 기준으로 3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GfK의 IT 산업 전문가 백소진 연구원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은 어떤 마케팅 캠페인보다 훨씬 강력하게 가정 내 IT 장비 보급을 확대했고, 그 결과 집에서 IT장비를 갖추는 것은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것만큼 보편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