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봉사는 의료인 사명… 돈없어도 진료 받아야죠"

LG의인상 수상한 박종수 치과의원 원장

1965년부터 55년간 무료진료

무료급식소도 30년 가까이 후원

LG 의인상을 수상한 박종수(왼쪽) 원장과 조영도 총무이사. /사진제공=LG그룹LG 의인상을 수상한 박종수(왼쪽) 원장과 조영도 총무이사. /사진제공=LG그룹



“의료인은 이타심을 갖고 생명을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회적 약자와 의료 서비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다니며 55년간 무료진료와 무료급식 봉사를 펼쳐오고 있는 박종수(80) 박종수치과의원 원장은 16일 LG 복지재단에서 ‘LG 의인상’을 수상한 후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LG 복지재단은 광주광역시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 원장과 30년간 보수 없이 무료급식소 ‘사랑의 식당’ 운영을 맡아 봉사해온 조영도(46) 총무이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2015년 제정된 LG 의인상은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일과 봉사를 한 이들에게 돌아간다.


박 원장은 서울대 치과대학 졸업반이던 1965년부터 팔순이 된 지금까지 무려 55년간 의료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부인과 함께 의료 취약지역과 도서지역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하고 본인 병원으로도 데려와 진료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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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제적 여건 때문에 암 치료를 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던 아버지를 보며 의료봉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의 아버지는 당시 대학생이던 아들이 6개월 동안 매일같이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가 간청한 끝에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박 원장은 “돈 없는 사람이라고 그냥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나라도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가 의료봉사를 통해 치료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3만명이 넘는다. 이 중에서도 30년 전 광주에서 114세대에 달하는 소년소녀가장을 치과로 데리고 와 진료했던 사례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시 학생 중에는 입을 가리고 다니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앞니가 부러진 상태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박 원장은 이 여학생에게 새 앞니를 심어줬다. 그는 “더는 손으로 입을 가리지 않고 미소를 띤 모습을 보니 정말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의료봉사 활동을 하면서도 1991년에 무료급식소 사랑의 식당 설립을 후원했고 설립자 허상회 원장이 세상을 떠난 2018년부터는 사랑의 식당 운영 복지법인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사랑의 식당에는 하루 평균 600여명의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찾아와 따뜻한 밥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의료인으로서 봉사는 사명과 같다”는 박 원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광주의 ‘에덴동산’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원장은 사랑의 식당을 독거노인과 노숙자 등 소외계층을 위한 건강증진센터가 있는 시설로 확대하는 계획을 밝히며 “어려운 노인들이 편하게 쉬고 건강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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