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강제로 내 몸 만져" 트럼프, 또 성추문…26번째 의혹 제기

전직 모델, 1997년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

트럼프 "대선 앞두고 나온 정치적 공세"

1997년 당시 사업가로 활동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한 전직 모델 에이미 도리스./가디언 홈페이지 캡처1997년 당시 사업가로 활동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한 전직 모델 에이미 도리스./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97년 한 여성 모델을 강제로 추행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직 모델 에이미 도리스는 당시 사업가로 활동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1997년 9월 5일 미국 뉴욕 US오픈 테니스 대회가 열린 경기장의 한 화장실에서 자신을 강제로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도리스는 “그(트럼프)가 자신의 혀를 내 목구멍으로 밀어 넣었고, 내 엉덩이와 가슴,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을 더듬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그의 손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며 “제발 그만”이라고 외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경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에이미 도리스(왼쪽에서 두번째)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디언에 제시한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에이미 도리스(왼쪽에서 두번째)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디언에 제시한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도리스의 주장에 따르면 그녀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제이슨 빈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뉴욕을 방문해 테니스 경기장으로 향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VIP 박스를 가지고 있어 도리스를 비롯한 여러 명이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도리스는 건조해진 콘택트렌즈를 확인하기 위해 화장실을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이후 대통령이 자신을 강제로 추행했다고 설명했다.


도리스는 가디언 측에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찍은 사진 6장을 제시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또한 사건이 벌어지고 어머니와 친구, 심리치료사에게 이를 털어놓았다고 말했는데, 가디언 측은 이들 역시 도리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당했던 일을 상세하게 말해줬다며 도리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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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성추행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이 도리스를 포함해 26명에 달하고, 그중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도 최소 12명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번째) 미국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에이미 도리스(왼쪽)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디언에 제시한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번째) 미국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에이미 도리스(왼쪽)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디언에 제시한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도리스 역시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성추행 의혹이 터져 나왔을 때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려 했으나 가족에 대한 우려로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털어놓는 이유로 “내 딸들이 이제 13살이 됐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누구도 너의 몸을 함부로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도리스의 주장을 15개월 전에 처음 접했지만, 당시 그녀가 이를 공개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딸들에게 롤 모델이 되기 위해 그녀가 조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자신을 향한 정치적 공세라고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변호사를 통해 도리스에 추행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만약 VIP 박스 내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많은 이들이 목격했을 것이며, 그날 이후로 도리스가 며칠 동안 트럼프, 빈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도리스가 그동안 법집행기관에 이런 주장을 전혀 제기하지 않았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를 공개한 것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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