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돈을 더 찍을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가치가 급락하는 것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 위안화 가치가 중국 실물경제 회복에 힘입어 급등한 것도 원화 가치를 밀어올렸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이후 한자릿수 등락을 지속하다 이날 10원 넘게 떨어지며 추가 매도심리를 자극했다. 원화 약세가 꺾이며 역외시장 등에서 달러 매도세가 급증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400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 역시 영향을 줬다. 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초 수준인 1,150원대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위안화와 연동되는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중국 경제에 크게 기대고 있는 만큼 중국 경기가 회복될 경우 함께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원화 강세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또 금융시장에서는 위안화 매수에 대한 중국 내 법·제도적 제약이 많기 때문에 외국인이 위안화와 연동되는 원화를 대신 매수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하락 속도가 과도한 만큼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국내 경기 위축 상태가 지표상으로 드러날 경우 원화 강세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환율이 하락한 만큼 당장 부정적인 영향은 없지만 급락세가 지속된다면 수출기업들이 구매계획 수립이나 매출전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정도 속도로 환율이 급락할 경우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며 “급락한 만큼 반등했다가 연말까지 1,170원 전후로 환율이 오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철·조지원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