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회사원 A씨는 요즘 퇴근 후 집에 오면 가정간편식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은 꺼려지는데다 혼자 한 끼를 위해 배달을 시키자니 남는 음식 처치가 곤란했는데 유명 식당의 메뉴도 1인분만 데워먹거나 손질된 재료를 간단하게 조리만 하면 되는 간편식은 A씨에게 신세계와 같았다. 먹거리에 관심이 없었던 그에게 간편식의 세계가 열린 것은 어느 날 A씨의 스마트폰 속 삼성카드 애플리케이션에 한 가정간편식 업체의 할인쿠폰이 들어오면서부터다. A씨는 “나도 잘 몰랐던 내 생활 패턴에 맞춰 혜택을 보내주니 편하면서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삼성카드가 소비자의 결제 빅데이터에 설문조사로 얻은 경험 데이터를 접목한 개인 맞춤형 마케팅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이 급성장한 가정간편식 업종이다. 삼성카드는 앞서 커피·유통·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업종에서 빅데이터 신사업의 가능성을 넓혀왔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2~7월 가정간편식 업체 3곳과 빅데이터 마케팅을 진행했다. 삼성카드에 축적된 1,000만 회원의 결제데이터와 소비 패턴, 직업, 가구 구성 등 개인별 특성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분석·활용했다. 이를 통해 특정 업종이나 점포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를 골라내고 모바일 앱으로 필요한 혜택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에는 사전동의한 회원 4만여명으로부터 받은 가정간편식 관련 리서치 데이터를 접목했다. 가정간편식을 선호하는지, 선호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좋아하는지, 이용 빈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물어보고 구체적인 소비자 경험을 빅데이터 분석에 반영한 것이다. 현재 카드 데이터로는 가령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간편식을 구매했어도 어떤 상품을 얼마나 샀는지 알 수 없다.
삼성카드는 이렇게 수집한 경험 데이터를 토대로 간편식에 높은 선호를 보인 소비자를 골라내고 이들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회원들을 집중 공략했다. 가령 싱글이면서 회사원인 고객, 영유아 자녀가 있는 고객 등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삼성카드와 6개월간 빅데이터 마케팅을 진행한 업체 3곳은 직전 6개월에 비해 월평균 이용회원 수와 매출액이 각각 4.8배, 4.6배 뛰었다. 삼성카드 마케팅을 안 한 업체에 비해 증가율이 2배 가까이 더 높았다. 고객 유치 효과도 상당했다. 신규고객의 비중(55%)과 재이용률(36.5%)도 마케팅을 안 한 업체보다 각각 3.2배, 2.5배 높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결제 데이터로는 알 수 없는 고객의 관심도와 선호도까지 반영해 마케팅 타깃을 훨씬 정교하게 뽑을 수 있게 됐다”며 “구체적인 카드 빅데이터 신사업의 모델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