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개천절 불법 집회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개천철 집회를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열자는 주장을 내놓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위기를 초래한 불법 집회가 또다시 계획되고 있고 방역을 저해하는 가짜뉴스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에 힘을 모으고 있는 국민의 수고를 한순간에 허사로 돌리는 일체의 방역 방해 행위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공동체의 안녕을 위태롭게 하고 이웃의 삶을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를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옹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창룡 경찰청장과 만나 “추석 연휴와 개천절·한글날 집회 복병이 남아 있다”며 “경찰의 명운을 걸고 공권력이 살아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주는 결연한 의지로 원천 차단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정이 연일 개천절 불법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광화문 집회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이 좋겠다”며 “정권이 방역실패 책임을 광화문 애국 세력에 뒤집어씌우는 마당에 또다시 종전 방식을 고집해 먹잇감이 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도 금지한다면 코미디”라며 “내 차 안에 나 혼자 있을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와 아무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민경욱 전 의원도 드라이브스루 집회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차량 시위와 관련해 ‘10대 이상’ 모이지 않도록 한 데 대해 전날 페이스북에 “아예 주차장에도 9대 이상 주차를 금지하지 그러냐”라고 적었다. 김 전 의원과 민 전 의원은 지난달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 참가했다. /임지훈·허세민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