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에 수신금리를 잇따라 인하해왔던 저축은행들이 최근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최근 공모주 열풍,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의미의 신조어) 주식 투자으로 인한 예금 이탈을 막고 예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업계에서 2%대 금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저축은행들이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JT저축은행은 이날 비대면 정기예금을 비롯한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했다. 이달 초 수신상품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한 이후 이달 들어 두번째 인상이다. 이번 금리 인상 적용 상품은 △비대면 정기예금(0.3%포인트) △비대면 회전식 정기예금(0.3%포인트) △일반 정기예금(0.1%포인트) △회전식 정기예금(0.1%포인트) 등이다. 상품 종류와 가입 조건에 따라 연 1.8~2.2%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번 인상으로 비대면 상품 가운데 ‘비대면 정기예금’는 12개월 만기 기준 0.3%포인트 인상된 연 2.1% 금리를 제공한다. 12개월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비대면 회전식 정기예금’은 0.3%포인트 인상된 연 2.2% 금리가 적용된다.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JT저축은행 뿐만이 아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4일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연 0.2%포인트 인상했다. OK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1.5%에서 1.6%로, ISA정기예금은 연 1.5%에서 1.7%로 상승했다. OK안심정기예금 금리는 36개월 만기 기준 연 1.6%에서 1.7%로 올렸다. SBI저축은행도 이달 들어 수신금리를 조정했다. 지난 1일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금리를 연 1.6%에서 1.7%로 0.1%포인트 올린 데 이어 지난 11일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SBI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9%까지 올랐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수신금리 올린 이유로 주식 투자 열풍이 꼽힌다. 최근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열풍에 초저금리 시대에 예금 금리 보다는 주식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늘면서 예금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평균금리는 1.76%다.
예대율 관리도 또 다른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자금 등 대출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예금이 대거 빠져나가게 되면 대출을 더 내 줄 수 없다는 점에 예금 고객을 끌어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저축은행은 예대율을 110% 이내로, 예금을 100으로 치면 대출은 110까지만 내줄 수 있다. 대출을 더 내주기 위해서는 수신을 그만큼 더 끌어와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금리는 1%대인데 1년을 모아도 쥐꼬리 수준인 예금 이자보다는 같은 금액을 투자했을 때 주식 수익이 더 많이 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금융권 예금이 증시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막고 예금을 더 끌어모이기 위해 수신금리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