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부보예금이 3개월 새 약 80조원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면서 은행·저축은행 등에 묶인 예금이 늘어난데다 주식 열풍으로 금융투자사에 투자 대기 중인 예탁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22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올 6월 말 예금보험 동향에 따르면 전체 부보예금 잔액은 2,419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3월 2,339조1,000억원보다 3.4%(80조4,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부보예금은 은행·저축은행의 예금, 금융투자사 투자자 예탁금, 보험사 책임준비금, 종금사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예보 보호대상예금 중 예금자가 정부·공공기관·부보금융회사인 경우를 제외한 예금을 말한다.
업무권역별로 살펴보면 은행과 저축은행은 대기성 자금과 저축성 예금이 증가해 부보예금이 불어났다.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 부보예금은 1,477조2,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4.5%(63조7,000억원) 뛰었다. 요구불예금(244조원)은 9.6%(21조4,000억원), 저축성예금(1,106조6,000억원)은 3.2%(34조1,000억원), 외화예수금(94조2,000억원)은 10.0% 각각 늘었다. 예보는 “안전자산인 달러의 수요가 높아지고 기업들이 외화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외화예수금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6월 말 저축은행 부보예금은 66조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6.4%(4조원) 급증했다. 작년에 전분기 말 대비 증가율이 평균 1.5%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4배에 달한다. 저축은행 예금 가운데 보호되지 않는 5,000만원 순초과예금은 8조2,6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6.8% 늘었다. 보험사 부보예금인 책임준비금은 820조8,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0%(8조1,000억원) 늘어났다. 예보는 “국내 보험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경기 침체로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하는 등 영향으로 보험사 부보예금 증가율이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금융투자사 부보예금은 53조8,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9.1%(4조5,000억원) 뛰었다. 올해 3월 말에 전분기 말보다 55.6% 급증한 데 이어 또다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저금리 추세에 주식 등 금융상품 투자가 활성화하면서 부보예금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예보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