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브랜드 ‘처갓집양념치킨’을 운영하는 체리부로(066360)가 15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 증시가 급격하게 출렁이면서 공모 메자닌 투자가 활기를 띠자 투기등급 채권에까지 자금이 쏟아진 모습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체리부로의 BW 청약 최종 경쟁률은 31대 1을 기록해 흥행했다. 만기는 3년으로 표면금리는 1.0%, 만기수익률과 조기상환수익률은 연 4.0%다. 보통주 1주를 인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도 부여된다. 투자자들은 10월 24일부터 주당 2,530원에 체리부로 신주를 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닭고기 전문업체 체리부로는 상반기 1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현금흐름과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된 상태다. 공급 과잉과 시세 하락 등으로 업황마저 나빠지자 신용평가사들은 회사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가도 꾸준히 떨어졌다. 이날 체리부로는 전일보다 60원 내린 2,26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재 주가가 신주인수권 행사 가격보다 낮은데도 불구하고 흥행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현재 주가 수준으로는 투자자들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리 행사일까지 한 달 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추후 주가 상승 가능성에 기대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혹은 신주인수권증서(워런트)만 팔아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 들어 매수 주문이 크게 몰렸다”며 “시장에 유동성이 많은 데다가 기본 금리와 만기보장수익률, 리픽싱 조건 등이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연초 급락했던 증시가 빠르게 회복세를 찾으면서 메자닌 채권의 인기가 높아졌다. 앞서 현대로템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한진칼 BW도 각각 42.72대 1, 24.45대 1로 대흥행했다. 환경적으로도 초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했다.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주가 하락이 일정 수준 방어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메자닌 채권(CB·BW·EB)은 21일 기준 5조1,2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