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국민의힘 명절 현수막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여권 지지층은 달님은 사실상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인 만큼 국가 최고 지도자를 모욕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구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26일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명절 현수막 시안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오늘 밤부터 지역구 전역에 게첩되는 현수막이다”라며 “가재·붕어·개구리도 모두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이라고 적었다.
이는 ‘용이 되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말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2012년 트위터글을 조롱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당협위원장이 공개한 현수막에는 ‘한가위, 마음만은 따뜻하게’라는 문구 아래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노래 가사가 담겨있다. 해당 가사는 독일 노래 ‘모차르트의 자장가’ 가사인데 영창(營倉)은 창문을 의미한다. 하지만 영창이 감옥을 의미하는 단어와 동음이의어인 만큼 여권 지지층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여권 지지층은 해당 현수막에 대해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이다’ ‘금도를 넘었다’ 등 국민의힘 명절 현수막 문구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파문이 커지자 김 당협위원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슨 국가원수 모독인가. 오바들 하신다”라며 “노래가 나오는 마음만은 따뜻한 명절을 보내라는 덕담을 한 건데, 상상력들도 풍부하시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흥분하신 지지자들에게 두 번 사과하면 저도 ‘계몽 군주’가 되는 것이냐”라고 일갈했다. 이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 군주’라고 표현한 사실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당협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전광역시의회 시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박범계 민주당 의원 측이 당시 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불법정치자금을 요구했다고 폭로한 뒤 제명됐다. 이후 김 당협위원장은 당적을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으로 옮겨 제21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