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늑장수사하더니 秋·아들 “무혐의”… “예정된 결론” 비판 거세

서씨·보좌관·군관계자 연락 확인

秋장관 카톡 메시지도 나왔는데

짜맞추기식의 봐주기 수사 지적

법무부 '송구하다'는 입장 내놓고

의혹은 '無근거 무분별 정치 공세'

국민의힘 "물타기 수사" 특검 추진

지난 2016년 9월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상장대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장갑차를 타고 있다. /김포=연합뉴스지난 2016년 9월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상장대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장갑차를 타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휴가연장’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28일 관련자 모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불기소했다. 올해 1월 서씨 의혹에 대한 고발장 접수 이후 뒷북수사 및 보여주기식 압수수색 논란을 거쳐 결국 관련자들을 재판에도 넘기지 않고 면죄부를 준 것이다. 검찰은 이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예상했던 결론이 나왔다는 얘기다. 검찰은 서씨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후 무려 7개월 만인 지난 8월 뒤늦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게다가 ‘추 장관 아들→보좌관→군’으로 연락이 오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외압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른바 ‘끼워 맞추기식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의 보좌관 등 관련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사이자 결론이라는 비판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軍에 연락했지만, 외압은 없었다?=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덕곤 부장검사)는 이날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의 전 국회 보좌관 A씨, 당시 서씨 소속 부대의 지역대장 등 4명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했다. 검찰은 서씨의 군 복무 당시 지원장교 B씨와 지원대장 C씨는 현역 군인이라는 이유로 각 육군본부 검찰부로 송치했다. 검찰은 서씨의 ‘부대 미복귀’가 휴가 승인에 따른 적법한 절차였으며 군무이탈 범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씨가 실제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진단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했고 관련 법령에 따라 승인돼 적법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진단서 등의 당시 증빙서류가 현재 보관돼 있지 않다”며 “그 경위는 군 내부에서 확인돼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 민원실을 통해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방부 민원상담센터의 민원처리대장, 민원상담콜 1,800여개 등을 검토했으나 추 장관 부부가 제기한 민원내역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추 장관이 보좌관을 통해 부정청탁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보좌관 휴대폰 포렌식 결과 서씨 병가 연장과 관련해 추 장관과 2일에 걸쳐 메시지로 연락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보좌관이 서씨의 상황을 확인해준 것일 뿐 서씨의 병가 연장 관련 지시를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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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은 1월에 했는데…팀 단위 본격 수사는 9월에야 착수=검찰이 고발장을 접수해 고발인 조사를 한 것은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8월에서야 돌입했다. 실제 수사팀이 꾸려진 것은 이달 4일이다. 검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확산과 인사이동으로 당사자 조사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또 당시 담당 검사가 매월 100건 이상의 일반 형사사건을 처리했다는 점도 수사가 늦춰진 이유로 꼽는다. 제반 사정상 3~7월까지 사실 조회, 자료 수집·분석, 제보자 등 사건 관계인을 조사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통상 사정이 있더라도 수사할 의지가 있다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해당 자료를 확보하는 게 먼저”라며 “고발 이후 7개월이 지나서야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이후 한 달 만에 무혐의 결론을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정이 있다면 다른 수사도 멈춰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이달 들어 막판에 속도를 낼 때 이미 결론을 결정해놓고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송구하다”지만…다시 檢 개혁 뒤에 숨은 秋=추 장관은 이날 검찰이 내놓은 수사 결과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아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고 무분별한 정치공세”라며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의미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면피성 검찰 결론이 나오자 검찰개혁 뒤에 다시 숨어 각종 비판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고된 결론이었다”며 특검 추진을 예고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구두논평에서 “정권 눈치 보기 불기소로 진실을 가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만행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추석 전 신속한 불기소 발표를 한 것 역시 대단히 정치적인 판단으로 보인다”며 “국민적 의혹을 파헤치고 진실에 다가가는 유일한 길은 특검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심기문·안현덕기자 door@sedaily.com

안현덕·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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