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포스트 임성기' 시대 새 판 짜는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임회장 직계가족 그룹사 전면 배치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사진제공=한미약품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사진제공=한미약품






고(故) 임성기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 후 불확실했던 한미약품(128940)의 경영권이 고 임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72·사진) 중심으로 재편된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송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고 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단독대표 체제에서 임종윤·송영숙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된다. 아울러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도 이날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송 회장은 가현문화재단 이사장과 한미약품 사회공헌활동(CSR) 고문을 맡아오다 지난 8월 고 임 회장 타계 후 한미약품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이번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 전체 회장과 더불어 지주회사 대표까지 역임하게 돼 실질적으로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임 부사장은 그동안 글로벌전략 등의 업무를 맡아오며 굵직한 기술수출 계약 등에 기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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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의 대주주인 고 임 회장은 자신의 지분 34.27%를 상속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현재 가족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송 회장 1.26%, 장남 임 대표 3.65%, 장녀 임 부사장 3.55%, 차남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 3.14%다. 고 임 회장이 지분상속 의사를 딱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법정상속비율에 따라 지분을 상속 받으면 송 회장은 12.69%로 가족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자녀들은 10%~11% 가량의 지분을 고루 나눠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진칼처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인사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한 경영 상황의 급변 속에서도 고 임 전 회장의 직계 가족 전원이 등기 이사로 참여해 책임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라며 “가족들의 각기 다른 능력과 경험이 합쳐져 경영과 의사 결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전경/한미약품한미약품 전경/한미약품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송 회장 체제가 장기간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크다. 송 회장은 그 동안 문화재단 업무에 집중했을 뿐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송 회장이 성공적인 후계구도를 완성하기 위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가족들 간 경영권 분쟁을 미리 차단하고, 안정적인 승계구도를 구축한 후 자녀들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 줄 것이란 전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경영은 고 임 회장 생전에도 전문경영인이 맡았었다”며 “송 회장은 고 임 회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었기 때문에 유지를 잘 받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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