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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 장만 “20대 갭투자·10대는 상속”

"20대 차입금 3.1억 중 절반은 세입자 보증금"

소병훈의원 공개...10대는 상속 자금 비중 높아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 지역의 아파트를 매입한 20대 청년들의 자금 절반 이상이 세입자 보증금에서 조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의 경우 상속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병훈 의원이 5일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약 60만 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8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 청년들은 평균 1억5,500만원의 자기자금과 3억1,200만원의 차입금을 통해 집을 장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억1,200만원의 차입금의 절반 이상은 세입자들의 보증금에서 나왔다. 은행 대출금은 1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이른바 ‘갭투자’라 불리는 세입자가 낸 보증금이 1억6,800만원을 차지했다. 소 의원은 “전체 주택가격에서 세입자들의 임대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대 이후에는 보통 20-25% 내외였는데, 20대는 36%에 달했다”며 “그만큼 20대들이 세입자들의 임대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주택구매자 세대별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 /소병훈 의원실서울지역 주택구매자 세대별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 /소병훈 의원실


아울러 같은 기간 서울에 집을 산 10대 청소년은 가족 등으로부터 상속받은 약 6,400만원의 자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회사에 예치해둔 약 4,900만원의 예금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한 약 4,100만원, 현금 등으로 보유하고 있던 약 2,200만원과 주식 약 800만원을 통해서 약 1억8,000만 원의 자기자금을 마련, 평균 3억3,900만원의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 의원은 “통계가 ‘현실적이지 않다’”며 “어떻게 10대 청소년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약 4,900만원의 예금과 약 2,200만원의 현금, 약 4,100만원의 부동산 처분대금 등 1억2,000만원의 돈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의원은 “1억2,000만 원의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매월 43만원씩 꼬박 20년을, 매월 92만원씩 꼬박 10년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은 조속한 시일 내에 10대 청소년들이 어떻게 4,900만원의 예금과 2,200만원의 현금 등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 의원은 “서울에서 집을 산 10대 청소년 322명 가운데 76.4%, 246명이 ‘주택을 매입한 후에 임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러한 자금 출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수저 청소년 임대사업자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집을 산 10대 청소년들이 빌린 1억5,500만원의 차입금 가운데 1억3,600만원이 세입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면서 “만에 하나 갑작스러운 가계경제 악화로 위기에 처했을 때,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10대 청소년들을 집주인으로 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국토부가 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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