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5일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 임원 2,727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정부 여당의 코드 인사로 의심되는 사례가 466명(1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 코드 인사 의심사례’ 자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72명·15%)이거나 친여 성향 시민단체 출신 인사(83명·18%), 더불어민주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311명·68%)가 공공기관 등에 포진해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코드 인사로 추정되는 466명 가운데 108명은 기관장으로 임명돼 공공기관 네 곳 중 한 곳을 차지했다. 전직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으로는 지병문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이 포함됐다. 이훈 전 의원은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후보로 올랐고, 이강래 전 의원은 한국도로공사 사장 임기를 마치고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임해종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육동한 산업은행 이사, 이병화 한국가스공사 비상임이사 등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자나 예비후보자로 나섰던 인사들이다.
또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도 기관장이나 임원에 대거 포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과 한호연 소방산업공제조합 이사장, 손주석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송기정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상임감사, 박성필 한국산업단지공단 비상임이사, 고인정 한국석유관리원 비상임이사, 임동욱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감사 등이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아울러 교육부 산하기관 25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곳의 기관장이 코드 인사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코드 인사를 통해 서울대와 인천대, 전남대병원·부산대병원의 이사장 자리를 채웠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에너지·산업 관련 공공기관에도 낙하산 인사들이 대거 기용됐다고 강조했다.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예탁결제원·한국주택금융공사·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한국에너지재단·한국에너지공단 등이 대표적이다.
언론 분야는 국제방송교류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한국언론진흥재단 등에 코드 인사가 임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한 약속이 무색하게 잇따른 코드 인사로 내부 반발과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자질 없는 인사들의 퇴출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는 지난해에도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정치권 출신 기관장 18명 가운데 13명(72%)이 이른바 캠코더 인사였다. 캠코더 인사는 캠프와 코드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을 줄인 말이다.
민주당 출신으로는 원내대표를 지낸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정책실장을 맡은 바 있는 윤태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이사장,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이 거론됐다. 비(非)캠프, 비민주당 출신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동연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등 7명에 불과했다. 나아가 정치권 출신 감사 32명 가운데 절반 이상(19명) 역시 캠코더 인사로 채워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 출신인 성식경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를 비롯해 민주당 출신 인사 10여명이 대거 감사로 임명된 바 있다. 야당은 지난해에도 ‘캠코더’ 또는 ‘유시민(유명 대학·시민단체·민주당 보은)’ 인사로 표현하며 한쪽으로 치우친 인적 구성을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