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산상공회의소의 8월중 부산지역 신설법인 현황자료에 따르면 8월중 신설법인 수는 440개체로 전월대비 12.4% 감소했고, 월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6월의 681개체와 비교해서는 무려 241개체나 줄어 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비중을 살펴보면 유통업이 132개체(30.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서비스업 88개체(20.0%), 부동산 및 장비임대업 66개체(15.0%), 건설업 57개체(13.0%), 제조업 49개체(11.1%), 정보통신업 12개체(2.7%), 수산업 1개체(0.2%), 기타업종 20개체(4.5%) 등으로 나타났다.
비중이 가장 높은 유통업은 전년동월(101개체)에 비해서도 31개체(30.7%)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비대면 거래수요 및 관련 플랫폼 증가로 전자상거래 기반 유통 법인이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한편 제조업은 전년동월 56개체 대비 7개체(12.5%) 감소하면서 불안정한 제조업황이 창업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8월중 신선법인 현황에서 주목할 점은 부동산 및 장비임대업(66개체)이 전년동월 89개체에 비해 32개체(25.8%) 감소한 부분이다. 부산의 신설법인 수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제지표와 달리 월평균 500개체를 훌쩍 넘겨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홀로 증가세를 보여 왔다. 특히 3월과 6월에는 각각 602개체, 681개체의 법인이 신설되면서 사상 처음 월 600개체를 넘기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부산상의는 봤다. 6.17 부동산 대책이후 법인의 부동산 매입과 투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단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부산에서 신설법인 증가세를 주도한 업종은 부동산법인이었다.
이런 부동산법인의 폭발적 증가세는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7월과 8월 들어 급격히 꺾였다. 6월에만 무려 225개체가 신설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던 부동산 신설법인은 법인의 주택투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내용이 정부대책에 포함되면서 7월에 85개체로 대폭 감소한 이후 8월에도 66개체에 그쳤다.
부동산법인의 신설이 줄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거래현황 자료에 따르면 법인의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지난 6월 전체 거래대비 15.8%까지 올랐지만 정부 대책이후 7월에는 9.6%로, 지난 8월에는 6.6%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법인의 아파트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8월중 개인에서 법인으로 거래된 아파트 수는 56개에 그쳤다. 이는 지난 7월의 331개에 비해 무려 83%나 감소한 것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비록 부동산 법인의 창업 감소가 눈에 띄게 줄어들긴 했지만 제조업도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그동안 선전하던 지역 창업시장이 2개월 연속 부진한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과감한 엔젤펀딩을 통해 타 지역에 비해 창업시장의 문턱을 대폭 낮춰 구직을 위해 수도권행을 택하는 청년인재들의 이탈을 막고 장기적으로 역외지역 창업희망자들까지도 받아들이기 위한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