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투자의 창]코로나19와 ESG '삼중주'

박재흠 EY한영 CCaSS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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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헤아릴 수 없는 수준으로 사회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투자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재무성과와 더불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 구조 관련 역량을 함께 평가하는 ESG 관련 분야로 국내외에서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양호한 투자 수익률과 더불어 ESG 성적표가 좋은 기업들의 ‘생존력’도 뛰어나다는 분석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EY가 실시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서비스(CCaSS)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기관 임원 91%가 기업 투자가치를 평가할 때 ESG 정보를 주요 고려사항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ESG 투자에서 기업과 투자자 시각의 간극을 해소할 수 있는 일관된 가치 측정 방법은 여전히 부재하다. 기업은 장기적 가치 제고 활동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이 없어 대응만을 위한 정보 가공 등에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투자자도 각종 평가기관의 결과물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미국 MIT 경영대학의 연구 결과, 글로벌 주요 ESG 평가기관의 기업별 평가 결과가 상당한 수준의 불일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시의 불규칙한 주기도 문제다. ESG 정보 공시 주기는 기업마다 천차만별로 투자자가 적시에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데이터 신뢰성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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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확산 모멘텀이 탄력을 받으며 시장의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성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EY가 ESG 성과에 공통 적용 가능한 장기적 가치 측정 체계(Long-term Value Framework) 및 핵심성과지표를 발표하고, 세계경제포럼(WEF)과 주요 글로벌 회계법인도 성과지표의 개발 내용을 발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쏠림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진보를 이루려면 3개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이미 두 가지 조건은 최근 코로나19로 ESG가 부상할 동력을 얻었고,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 조율과 의기투합으로 이어지면서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ESG의 ‘삼중주’가 완성되려면 기업의 전향적인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기업들은 홍보나 대외평가 대응 등의 편중된 활동 방식에서 벗어나 가치 사슬 전반의 제품 및 프로세스·공급망 관리·이해관계자 대응 분야에서 끊임 없는 고민과 시도를 해야 한다.

우리는 기업의 장기적 가치 중요성을 이해 관계자들에 각인시키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긴 여정의 시작점에 서 있다. 코로나19도 백신이 필요하듯 ESG가 기업 경영 대변환의 시대를 견인할 패러다임 전환의 백신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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