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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韓 진출 4년 만에 확장에서 축소로…위워크, 을지로 본점 절반 정리

코로나19 여파 이용객 줄고 수익성 악화

아시아 최대 규모 을지로점 절반으로 줄여

종로타워·역삼2호·서울역 등도 정리 전망

오피스 시장 위워크발 공실 폭탄 우려도

위워크 을지로 지점 핫데스크 모습/서울경제DB위워크 을지로 지점 핫데스크 모습/서울경제DB



글로벌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가 한국 진출 4년 만에 처음으로 사업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고 이용객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 이유다. 확장에서 내실로 방향키를 틀면서 국내 오피스 시장에 위워크발 공실 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위워크코리아는 서울 본점인 을지로 지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한다. 2016년 2월 한국 진출 이후 지점 정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위워크 을지로점은 대신증권 본사인 대신파이낸스센터 7~16층에 위치 총 2,400개의 데스크를 보유 중이다. 2017년 2월 문을 열었고 에어비앤비 등 일부 기업이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위워크코리아는 을지로 지점 12~16층을 정리한다. 7~11층만 사용한다. 12~16층을 이용하던 회원들도 7~11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위워크 을지로점은 큰 규모에 비해 이용률이 50~65%에 머물자 고육지책으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위워크는 공실 해소를 위해 30% 수준의 가격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신통치 않았고 결국 지점 축소를 결정했다.

위워크코리아는 을지로점 외에도 서울역점(서울스퀘어)을 비롯해 역삼역2호점(대세빌딩), 종로타워점도 해지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종로타워점은 이용률이 40~50%, 역삼역 2호점은 60% 수준이다. 서울스퀘어 지점도 7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 디자이너클럽점이나 홍대점(아일렉스 홍대) 등 90%대 이용률을 기록하는 곳과는 대조적이다. 이밖에 삼성역 1호점(일송빌딩) 역시 계약을 승계할 임차인을 찾는 중이다. 삼성역 1호점은 삼성역 2호점 신설로 이용률이 하락하는 상황이다.

위워크 을지로점이 입주한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 건물 /서울경제DB위워크 을지로점이 입주한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 건물 /서울경제DB


위워크는 플래그십 매장 신설 등을 검토했지만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확장 정책이 답이 아니라고 판단, 결국 사업장 구조조정을 먼저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워크코리아는 2016년 8월 국내 1호점 ‘위워크 강남역’을 열며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 부산에 총 20개 지점을 보유 중이다. ‘위워크가 들어오면 건물 가치가 오른다’며 건물주들로부터 환영받았다. 공실이 많은 빌딩을 대규모로 장기 임차해 공실 부담을 낮춰주고 대신 임차료 인하 등 혜택을 받는 전략을 택했다. 이용고객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20~30대가 많아 건물은 활기를 띠고 상권도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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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공격적 경영을 중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2017년 4개, 2018년 11개, 2019년 19개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최근 1년 사이에는 1개점(신논현점)만 늘린 바 있다. 지난해 위워크 본사의 뉴욕증시 상장 실패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은 줄고 있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간 멤버 수 증가율은 7%에 머물렀다.

위워크코리아의 지점 구조조정으로 국내 오피스 시장에도 공실 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위워크코리아는 계약을 동종 업체에 넘기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확장 전략에 맞춰진 무리한 계약 조건으로 인해 계약 승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워크의 평균 임대 면적이 건물 2~3개 층으로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지면 임대차 시장에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며 “국내 공유 오피스 기업과 대기업 계열사들이 인수해 점유율을 끌어 올릴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워크코리아 측은 “을지로점은 사업 조정을 하고 다른 지점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전 세계 사업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흑자 경영 방침으로 사업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도원·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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