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최근 현대자동차가 직원들의 근무 태도와 관련해 잇따라 징계를 내리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대차(005380)는 공장에서 불성실한 근로자에 대해 처벌,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동시에 기강을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말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한 아산공장 직원 2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해당 직원들은 수개월간 무단으로 조기 퇴근한 사실이 적발돼 1명은 해고, 1명은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최근 생산 차량을 카풀 목적으로 이용한 울산4공장 의장부와 도장부 직원 2명이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생산되는 신차를 카풀해서 공장 내를 수차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생산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몰아주고 쉬는 이른바 ‘묶음 작업’ 사례도 적발돼 직원 50명이 무더기로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묶음 작업은 2∼3명이 맡은 작업량을 1명에게 넘겨주고 나머지는 쉬는 것을 뜻한다. 2명의 일을 1명이 하면 ‘두발 뛰기’, 3명의 몫을 1명이 할 경우 ‘세발 뛰기’라고 일컫는다. 그동안 1명이 여러 근로자 몫을 하는 탓에 품질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일부 현장에서는 관행처럼 지속해 왔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상습적인 조기 퇴근으로 직원 300명 이상이 감봉 등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또한 근무 시간에 공장 내부에서 낚시를 하려고 자신의 근무지를 이탈했던 근로자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현대차 공장에선 그동안 일부 근로자들이 속칭 ’내려치기’나 ‘올려치기’(생산라인을 거슬러 올라가 미리 자신의 작업을 하는 것)를 한 뒤 정규 시간보다 일찍 퇴근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컨베이어 벨트 위의 차가 다가오기 전에 5~6대를 빠르게 ‘내려치며’ 작업을 한 뒤 쉬다가, 작업 안 된 차 5~6대가 다 지나간 뒤에 뒤에서부터 앞으로 ‘올려치며’ 작업을 한다. 이렇게 하면 휴대폰으로 축구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종종 악용됐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의 생산성과 품질성 등에 하자가 생기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대차 한국 공장의 임금 수준은 전 세계 공장 중 최고 수준이며, 한 번 채용하면 해고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불법적인 관행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최근 들어 관행을 문제 삼으며 직원들의 징계에 나선 것은 내부적으로 생산 공장의 분위기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공장은 적정 수준보다 많은 인력이 속해 있어 불법적인 관행들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도급 직원들마저 정규직으로 채용하며 9,000여명 이상의 인력이 늘어났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