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백악관에서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비롯해 미국의 핵무기 코드가 포함된 ‘핵가방(nuclear football)’ 담당 직원과 대통령을 보좌하는 현역 군인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밀러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대변하는 반(反)이민정책의 설계자로 지난 1일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군사실(WHMO)에 소속된 해안경비대 참모 제이나 매캐런은 미국 대통령이 유사시 핵 공격을 승인할 때 사용하는 핵 암호가 든 검은색 핵가방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현역 군인으로 알려진 또 다른 백악관 내 확진자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밀러 선임보좌관을 비롯해 백악관 및 대통령의 이너서클에 속한 1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백악관에서는 힉스 보좌관 이후 트럼프 대통령 부부, 트럼프 대통령 수행원인 닉 루나 보좌관이 확진됐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과 대변인실 직원 셋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발생하면서 백악관 내부는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통령 보좌관들의 사무실이 있는 웨스트윙이 거의 비게 돼 업무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군 수뇌부에서도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포함한 고위장성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찰스 레이 해안경비대 부사령관과 같은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기분이 좋다”면서 다음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2차 TV토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토론을 고대하고 있다. 그것은 굉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대로 토론이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양성 판정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후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그(트럼프)가 여전히 코로나19를 보유하고 있다면 토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