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집단 탈당했던 옛 동교동계 인사들의 복당 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순차 복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구민주계 핵심 인사는 11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최근 정대철 전 의원과 만나 1차로 전직 의원 등이 먼저 복당한 뒤 2차로 천천히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이 복당하는 방안을 권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아직 복당 원서는 내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 임기 안에는 복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교동계는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표를 공격하며 집단 탈당했다. 이어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며 국민의당에 입당했지만, 이후 국민의당이 사분오열의 풍파를 겪는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외곽을 전전해 왔다.
지난 4월 21대 총선 직전에는 “힘을 보태겠다”며 민주당 복귀를 선언했지만, 당원들의 거센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현재 이들에 대한 당내 분위기는 ‘불가근불가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민주계로 분류되기도 했던 이 대표는 동교동계 복당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내 주류인 친문계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아 고민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정 전 고문이 이 대표 취임 직후 복당을 추진하다 일단 보류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한 중진 의원은 “(원로들이) 과거 당에 대한 적대 행위를 많이 했기에 친문 쪽에서도 좋아하지 않고, 특히 영남에서는 정서적으로 대단히 좋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재보선 전까지 이 대표는 내부 기강을 잡고 개혁 이슈를 이끌어가는 ‘투트랙’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사자들을 제외하고는 당 내외에서 절박하게 요구하는 사람도 없다”고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 대통합 차원에서 복당이 가시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 원내 관계자는 “DJ로부터 내려오는 역사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동교동·구민주계를 더 커진 민주당 안에서 공존시키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다고 본다”며 “긴장이 체제를 더 건강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