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약’으로 잘 알려진 ‘포비돈 요오드’ 성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보건당국이 먹거나 마셔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포비돈요오드는 외용 살균소독 작용을 하는 의약품의 주성분으로, 국내에 외용제와 인후(목구멍) 스프레이, 입안용 가글제 등의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돼 있다. 사용할 때에는 의약품에 쓸 수 있다고 표시된 부위에만 사용해야 한다. 이를 눈에 넣거나 먹고 마시는 등 ‘내복용’으로 쓸 수 없다.
식약처는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포비돈요오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과다한 해석을 경계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양한 시험관에서 세포실험을 한 것으로, 실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는 아니다. 사람 세포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도로 연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 캐나다 등에서 포비돈요오드 스프레이의 코로나19 예방 여부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임상적 효과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부연했다.
예컨대 외용제는 피부의 상처와 수술 부위의 살균소독에만 써야 한다. 가글제는 구강 내 살균소독과 인두형·후두염의 감염 예방에 사용하되 원액을 15∼30배 희석한 액으로 양치한 후 삼키지 말고 꼭 뱉어내야 한다. 인후 스프레이제는 구강 내 살균소독, 인두염, 후두염, 구내염, 발치 및 구내 수술 후 살균소독, 구취증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돼 있으며 입안에 한번 적당량만 분무해야 한다.
더욱이 포비돈요오드가 함유된 의약품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요오드로 인한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는 갑상선 기능 이상 환자, 신부전 환자, 요오드 과민증 환자, 신생아 및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다량을 복용한 경우에는 상복부 통증, 위장염, 구토, 설사, 빈맥, 두통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먹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미국 코네티컷대 의대 사만다 프랜크 박사는 최근 포비돈 요오드 살균 용액이 15초 만에 바이러스를 비활성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양한 접시에 포비돈 요오드 용액을 뿌렸을 때와 70% 알코올을 뿌린 경우를 비교한 결과, 0.5% 농도에서 15초 동안 노출한 포비든 요오드 용액이 70% 알코올보다 억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비돈 요오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바이러스 등에 대해서도 퇴치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