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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 코로나19 감염 세포 살상능력 정상인의 1/3

NK세포 활성도 떨어지고

바이러스 침투 통로 많아

중증 악화·사망 위험도 ↑

코로나19 환자의 기도 상피에 빼곡히 들어찬 코로나19 바이러스(붉은색). 바이러스를 비롯한 이물질 중 일부는 기도에서 섬모와 점액(연녹색)에 걸려 배출된다. /출처=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Ehre Lab코로나19 환자의 기도 상피에 빼곡히 들어찬 코로나19 바이러스(붉은색). 바이러스를 비롯한 이물질 중 일부는 기도에서 섬모와 점액(연녹색)에 걸려 배출된다. /출처=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Ehre Lab



당뇨병 환자는 대표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입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가 증가해 있고, 감염되면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SD)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코로나19·감기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 등을 죽이는 NK(Natural Killer·자연살상) 세포의 활성도가 혈당이 정상인 사람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재용 연세대 의대 교수팀이 코로나19 환자 9,148명을 분석했더니 당뇨병은 사망 위험을 1.82배 높이는 요인이었다. 문성수 동국대 의대 교수팀이 동국대 경주병원과 안동병원에 입원한 중증 코로나19 환자 352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당뇨병이 사망 위험을 5.45배 높였다. 중국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약 4만4,700명을 분석해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체 사망률은 2.3%였으나 당뇨병 환자는 7.3%, 70대 연령층은 8.0%, 80대 이상 14.8%로 치솟았다.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이 혈당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이 혈당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20~30대 젊은층, 5년새 당뇨병 환자 증가율 35%

당뇨병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5~2019년 28% 늘었는데 20~3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증가율은 지난해 전체 당뇨병 진료 환자 322만여명의 4.5%(13만5,800여명)를 차지한 20~30대가 35%로 가장 높았다. 20대 환자는 전체의 1%가 안 되지만 증가율은 51%나 됐다. 진료 환자 10명 중 6명(61%, 약 197만명)이 속한 60대 이상 노년층 환자 증가율도 33%로 가파랐다.


식사 등으로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하지만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제1형 당뇨병), 비만·운동 부족·고열량 식사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면(제2형 당뇨병)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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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피가 끈적끈적해져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큰 혈관들이 막히면 심장혈관질환, 뇌졸중, 발가락이 까맣게 변하는 말초동맥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미세혈관 구조를 가진 콩팥과 눈의 망막, 말초신경에도 장애가 생긴다. 혈액에서 노폐물 등을 걸려주는 콩팥 사구체가 제 기능을 못하면(신부전)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세포가 몰려 있고 초점이 맺히는 망막 미세혈관에 산소·영양분을 머금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당뇨망막병증으로 시력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30대 이하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을 앓는 기간이 길어져 합병증 노출 위험도 클 수밖에 없다.

(누네안과병원 제공)(누네안과병원 제공)


◇과음·잦은 술, 인슐린 만드는 세포 파괴시켜

대한당뇨병학회는 “코로나19 사망자들은 대부분 고혈압·당뇨병·콩팥병 등 기저질환(지병)을 앓고 있었다”며 당뇨병 환자라면 △꾸준한 당뇨 약 복용 및 인슐린 투여 △하루 2회 이상 자가혈당측정(아침 기상 후 1회, 식후 2시간 내 1회 이상) △규칙적 식사와 고른 영양소(신선 채소는 충분히, 단백질은 적당량) 섭취 △면역력 유지를 위해 집에서라도 매일 유산소운동(하루 30분 이상)과 주 2회 이상 근육운동을 권고했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만한 환자에게는 살이 빠지는 당뇨약을, 심혈관질환이나 콩팥병이 있다면 이를 보호하는 약을, 혈당에 민감한 환자에겐 저혈당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한다”면서 “환자별 맞춤 약제로 당뇨병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혈액을 응고시키는 담배를 계속 피우면 약물치료를 계속 하더라도 뇌졸중·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없다. 과음하거나 매일 술을 마시면 간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 인슐린을 만드는 췌도세포를 파괴한다. 남성은 하루에 술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고 매일 먹는 건 피해야 한다. 당뇨병은 췌장암·폐암·간암·대장암은 물론 전립선암(남성)·유방암(여성)의 발생 빈도를 높이기 때문에 정기 암 점진도 필요하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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