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6회째인 팸스는 매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해 온 행사로 올해는 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연평균 2,000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온 이 행사가 올해는 12~15일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내외 관계자들이 예술단체 부스에서 콘텐츠를 둘러보고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주최 측은 1억 원을 들여 전용 플랫폼 ‘버추얼 팸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 모델을 차용, 접속자가 자신의 캐릭터(팸바타)를 이동시켜 부스나 전시관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디지털 명함 교환·실시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시스템 불안으로 이 같은 기능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웠다. 서버상의 이유로 당초 예정됐던 12일 오전 10시를 훌쩍 넘겨 오픈한 버추얼 팸스는 거듭되는 오류와 지연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저녁 진행된 한국 전통음악 공연은 영상과 음성이 수시로 끊겼고, 13일 오전 공연 역시 시스템 문제로 지연됐다. 예경 관계자는 “시험 가동 때 발견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나타나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접속이나 구동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류를 통한 비즈니스’의 성격이 큰 행사인 만큼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올해는 행사 자체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졌다.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개막 세션은 동시 시청자 수가 90명대에 그쳤고, 첫 날 공연을 보기 위해 가상 공연장에 모인 팸바타는 주최 측을 포함해 30명을 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팸스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국내 공연을 소개하는 취지를 살리기엔 온라인 전시·공연을 통한 마케팅의 한계가 분명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버추얼 팸스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만큼의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기존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보다는 참여 공연 예술 단체들에 대한 직접 지원 등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고려했어도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예경은 “충분한 안정화 기간을 갖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좀 더 높이고 싶었지만 시간상 그러지 못했다”며 “내년에도 (코로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의 맥락과 시도의 의미를 알아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