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13일(현지시간) 보잉사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급은 규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보조금 지급을 근거로 유럽연합(EU)이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WTO는 이날 EU가 약 40억 달러(약 4조,6000억원) 규모의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EU는 미국산 항공기는 물론, 트랙터와 고구마, 땅콩, 냉동 오렌지 주스, 담배, 케첩, 태평양 연어 등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과 유럽은 거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에 대한 상대방의 보조금 지급을 둘러싸고 16년째 분쟁을 벌여왔다.
이와 관련해 WTO는 지난해 에어버스가 유럽 당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며 미국이 75억 달러(약 8조6,000억원) 상당의 유럽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미국은 와인과 치즈, 올리브오일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에어버스에 대해서는 지난 3월 관세를 10%에서 15%로 올렸다.
다만 AFP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미국과 EU가 오히려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살제 EU는 WTO의 판결 직후 미국에 협상을 요구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부집행위원장은 “나는 피해를 주는 조치와 대응 조치를 피하고 미국과 협상을 통한 타결을 강력히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