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의해 사살된 공무원의 아들에게 보낸 위로 서한이 ‘타이핑’ 된 점을 두고 야당과 유족이 비판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타이핑이 왜 논란의 소재가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춘추관을 찾아 “대통령의 서한은 대통령이 육필로 먼저 쓴 다음 이를 비서진이 담아 타이핑 한 뒤 전자서명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오는 외국 정상의 친서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세계적 록밴드 U2의 리더인 보노가 보낸 편지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구두 메시지가 담긴 서한도 타이핑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편지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답장에서 ‘아픈 마음으로 편지를 받았다. 가슴이 저리다’고 하면서 진심으로 아들을 위로했다”며 “이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한 대통령은 고등학생에게 마음을 담아 답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살된 공무원 이모(47)씨의 형인 이래진(55)씨는 전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답장이 친필이 아니라 컴퓨터로 쓴 편지고, 기계로 한 서명이 찍혀 있다”며 문 대통령이 보낸 편지의 내용 뿐 아니라 형식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눈을 의심했다. 유가족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가”라며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