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해 신남방국가들과 머리를 맞댈 ‘싱크탱크’를 공동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이 협력 범위를 기존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 외교·안보로도 저변을 넓히고 코로나19로 부상한 보건 의료와 ‘BTS 열풍’ 등 한국의 문화 분야까지 아우르는 ‘마스터 플랜’을 구상해야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 2.0’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취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신남방정책 발전방향’ 웨비나에서 정영식 대외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형 동아시아·아세안경제연구센터(ERIA)’ 설립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ERIA는 지난 2008년 일본이 아세안에 대한 ‘이니셔티브(주도권)’을 쥐기 위해 ‘동아시아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표방하며 설립한 싱크탱크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ERIA는 아세안 정부 국정과제 용역을 도맡으며 인프라와 에너지·디지털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신남방정책 성과를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 채널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특히 한국과 신남방국가 정부 간 고위급 협력이 필수”라면서 “정부가 주도해야 경제와 외교·안보 등 다양한 협력 범위에 대해 폭넓게 연구를 할 수 있고 이것이 신남방정책 추진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외연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과 각국이 정부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쟁력 높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교육·문화·전자정부·농업까지 아세안국가의 협력 요청 범위는 갈수록 넓어지는 추세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의 모범적인 방역 대응과 보건·의료 기술을 교류 받고 싶다는 요청도 많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웨비나에 온라인으로 참석한 아세안 전문가들도 한국 신남방정책 협력 확대에 대한 조언을 이어갔다. 모한 쿠마르 인도 개도국연구원장은 “신남방정책은 점차 양극화하고 있는 국제 정세를 다극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스 버몬트 인도네시아 국제전략연구소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 차원의 공중 보건 협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