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명신산업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이 30% 이상의 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부품 업계가 힘들었던 시기에 옥석 가리기를 통해 이뤄진 과감한 투자가 과실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명신산업의 주요 주주들은 코스피 상장을 통해 총 608억원 규모의 구주매출(기존 주주의 소유 지분을 파는 것)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 1,048만5,861주로 전체 발행 주식(1,572만8,781주)의 66.6% 규모다. 주요 FI들은 투자 1년 반 만에 최소 30%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명신산업은 2018년 말~2019년 초 약 1,000억원의 자금을 자본시장으로부터 조달했다. 생산량 확대에 맞춘 운영자금을 비롯해 계열회사 지원 등이 이유였다. 당시 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PE)가 전환우선주(CPS·200억원)와 전환사채(CB·300억원) 등 총 500억원을 인수했다. KB자산운용(400억원)을 비롯해 화인자산운용·퍼즐인베스트먼트도 100억원을 넣었다. 이번 구주매출로 하금투PE는 304억원, KB운용은 243억원, 화인·퍼즐은 61억원을 회수한다.
명신산업 투자자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가 힘들었던 때 과감하게 투자에 나섰다. 명신산업이 강판을 고온으로 가열한 후 급속 냉각해 모양을 만드는 ‘핫스탬핑 공법’에 탁월한 기술을 가진 점에 주목했다. 전기차 시대가 오더라도 내연기관 부품과 달리 가벼운 철판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봤다. 실제 명신산업은 단일 생산 기준으로 핫스탬핑의 세계 최대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도 중형 전기차 ‘모델3’에 관련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실적도 2018년 매출 3,442억원, 영업익 14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7,757억원, 영업이익 596억원을 기록했다.
명신산업의 상장을 통해 한국성장금융도 주목받고 있다. 성장금융은 화인·퍼즐의 투자금 절반(약 50억원)을 기업구조혁신펀드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출자했다. 성장금융도 전체 투자 금액으로 보면 60% 이상의 수익이 기대된다. 명신산업은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사실상 첫 번째 투자 회수다. 2018년 8월부터 결성해온 기업구조혁신펀드의 1호 회수는 수험 업체 박문각이었다. 다만 박문각 투자는 펀드의 주목적 투자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조기 회수한 바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 회수는 명신산업이 처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주도의 제조업 턴어라운드가 실적을 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강도원·김민석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