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가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접는다. 비주력 사업을 덜어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힘을 쏟겠다는 판단이 담긴 결정으로 파악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경기도 수원 사업장의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문과 태국 자회사 삼성일렉트로메카닉스 산하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다. 매각 주관사인 KB증권 등은 이달 말 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인 본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1,5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와이파이 모듈 시장은 일본 무라타전기와 삼성전기가 과점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다. 전자업계서는 전문 생산인력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회로 설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삼성전기의 장점으로 꼽는다.
이번 매각은 삼성전기가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고 5세대(5G) 통신사업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에 집중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요 고객사 신제품 상반기 출시가 미뤄지는 등의 악재가 겹치며 통신모듈 사업부 실적도 덩달아 나빠진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컴포넌트와 모듈, 기판 등 3개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으며 와이파이 모듈은 모듈 중에서도 통신 쪽에 속해있다. 지난 상반기 매출은 4조367억원에 영업이익 2,6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모듈사업부 부진 탓에 같은 기간 1,5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문 매각 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