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는 내년부터 소외계층과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해 공영장례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서구는 이를 위해 구청장 발의로 ‘부산광역시 서구 공영장례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현재 가족해체와 빈곤 등으로 발생하는 소외계층과 무연고 사망자들은 힘겨운 삶을 살다가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한 뒤 별도의 장례의식 없이 곧바로 화장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업은 이들의 마지막 길을 따뜻하게 동행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면서 평안하게 영면에 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로 추진한다.
서구는 지난해 9월 추석명절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청장이 제주(祭主)를 맡아 관내 무연고 사망자 20위(位)에 대한 합동위령제를 개최한 바 있는데, 이번에 관련 조례를 제정함으로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이를 체계화했다.
공영장례 지원 대상은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소외계층 사망자로서 서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해온 사람 가운데 연고자가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나 부양의무자가 미성년자, 장애인, 75세 이상 노인으로 장례를 치를 능력이 없는 경우이다.
이들에게는 수의·관·상복·염사 등 장례용품이나 화장비용이 수급자 장제급여의 200% 범위 내에서 현금으로 지원한다. 서구와 장례서비스 수행업체에서 1일장을 한 뒤 장례비용을 담당부서에 청구하는 방식이다. 지원 신청은 연고자나 이웃사람, 해당 동장 등이 할 수 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가족해체와 빈곤 등으로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이 말 못 하는 고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마지막 길’이라고 들었다.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제주 역할을 맡아 무연고 사망자 합동위령제를 개최한 것도 이런 이유”라며 “관련 조례를 제정한 만큼 앞으로 소외계층의 ‘마지막 길’까지 보듬는 따뜻한 복지구정을 적극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