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중 통화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3,100조원을 넘어섰다. 넘치는 돈이 실물경제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에만 몰리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8월 중 통화 및 유통성’ 발표를 통해 지난 8월 말 통화량(M2 기준)이 3,101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8,000억원(0.3%)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9.5% 늘면서 4월 이후 5개월째 9% 이상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M2는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2)과 머니마켓펀드(MMF)·2년 미만 정기예적금 등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가계·기업 등 경제 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을 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유동성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방정부 등 기타부문 유동성도 7,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업과 보험·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유동성은 각각 1조6,000억원, 1조3,000억원씩 감소했다. 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8조8,000억원), 요구불예금(7조8,000억원) 등 결제성 예금이 증가했다. 반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6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유동성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경기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데다 정부도 자금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시중 유동성이 대거 공급되고 있다.
다만 넘치는 돈이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가면서 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신용대출까지 받아 무리하게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한다)’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등이 발생하면서 가계대출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