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은 14일(현지시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포함한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에 관한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미 국방부에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을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 장관은 성명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해 조건에 기초한 전환계획에 지정된 이행 과업의 추진 현황을 검토하고 조건에 기초한 전환계획 관련 진전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은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평가를 마치고 이뤄진다.
한미는 올해 FOC 검증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훈련규모 축소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FOC 검증 등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평가절차를 계속 진행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지만, 구체적인 실시 시기 등 세부사항은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 전작권 전환 완료 시한을 정하지 않고 ‘조기 전환 추진’으로 정책을 조정했지만, 군에서는 2022년을 목표로 미군과 협의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해 전환 조건의 조기 구비를 강조한 서 장관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성명에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희망하는 에스퍼 장관의 입장이 반영됐다.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이 조속히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현재의 협정 공백이 동맹의 준비태세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성명은 또 “양측은 특히 협정 공백이 한미동맹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공평하고 공정하며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조속히 타결돼야 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51차 SCM 성명에는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번 성명에서는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언급이 빠졌다. 이를 두고서는 교착 상태에 처한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의 대폭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공동성명은 “양측은 북한의 군사활동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양 장관이 성주기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포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