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태릉골프장을 포함한 일원에 1만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 골프장 개발을 강행할 경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최근 국토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사업에 대해 이같이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배 의원은 이날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문을 공개하면서 “유네스코에서 등재 및 보존의 조건으로 궁릉에 묻혀있는 왕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경관 보존과 시야의 확보를 위해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이 들어서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인 태릉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국토부가 지정한 태릉 택지개발구역 내에 존재하는 태릉의 연지 부지 매입 및 복원계획을 세웠다는 점도 언급했다.
배 의원이 말한 연지는 왕릉을 만들 때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유교적 자연조건과 함께 조선왕릉이 뒤틀리지 않도록 스펀지 역할을 해주는 한편 궁릉 방재 역할을 담당하는 연못을 말한다.
배 의원은 “문화재청에서 작성한 2015년 용역 보고를 통해 태릉 골프장 내에 있는 연지부지를 매입 및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면서“세계문화유산의 지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시야를 가리는 아파트와 같은 경관 훼손을 피하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연지를 잘 보전하는 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의 기준은 우리가 보존하고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이라면서“그 기준에 따라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어렵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한 우리 문화재가 유네스코에서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탈락하는 일 없도록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