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남부 대홍수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사실상 15개월째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작년 동월 대비 2.1% 하락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1.9%)보다 낮았으며 전달(-2.0%)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생산자 물가가 하락한다는 것은 판매 둔화로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중국 PPI는 올해 1월(0.1%)에 소폭 상승한 것을 빼고는 지난해 7월(-0.3%) 이후 사실상 15개월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1%대였던 것이 최근에는 -3~-2%대로 크게 떨어졌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키면서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내수부진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계속된 남부지방 대홍수도 악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해외 수요회복도 아직은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 9월 수출과 수입이 각각 9.9%, 13.2% 크게 늘었지만 이는 방역·의료물자 수출과 곡물수입 증가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홍수 사태로 악화됐던 농산물 공급이 점차 정상화되는 대신 수요는 줄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낮아졌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동월 대비 1.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달(2.4%) 보다 상당히 완화된 것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