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사업을 하는 일본 기업 패스트 리테일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한국 내 불매 운동 등의 영향으로 최근 1년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패스트 리테일링이 공개한 실적 자료를 보면 2019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44.4% 감소한 903억엔(약 9,832억원)이었다. 매출액은 12.3% 줄어든 2조88억엔(약 21조8,732억원)이었다. 연간 실적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이 모두 줄어든 것은 17년 만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때 일본과 중국 점포가 각각 40%, 50%씩 폐쇄된 바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과 이익이 대폭 줄었으며 유니클로 사업의 경우 한국에서 영업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일제 강점기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에 반발해 한국에서 확산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도 패스트 리테일링의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홍콩에서의 시위도 유니클로 매출 감소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의류업체들이 손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니클로가 견조해 적자를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내년도에는 매출액이 9.5% 늘어난 2조2,000억엔, 순이익을 82.6% 증가한 1,650억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매출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회복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매장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닛케이는 패스트 리테일링이 이번 4·4분기에 중국에서 점포 100곳을 새로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유니클로 사업도 확대된다. 기존 점포들의 매출은 4% 높이겠다는 계획이며 스포츠용 의류나 자택에서 입는 티셔츠 등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 할인 판매를 줄일 방침이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은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위기지만 전환기도 됐다”면서 “복장을 캐쥬얼로 하는 흐름이 코로나19로 가속화했다. 우리 회사가 자랑하는 평상복의 수요가 높아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