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352820)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상장 이후 급락한 가운데 기관이 보유한 주식이 앞으로 한 달 안에 대량으로 풀릴 예정이어서 주가 충격이 예상된다. 이미 높은 가격으로 빅히트 주식 약 4,000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의 걱정이 한층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의무보유 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풀리는 기관투자자 보유 빅히트 주식은 총 152만7,000여주에 이른다.
이들 주식은 기관이 이번 공모에서 배정받은 총 428만2,309여주 중 35.68%다. 이 중 20만여주는 의무보유 기간이 15일, 132만여주는 1개월이다.
현재 유통 가능한 빅히트 주식이 약 670만주임을 고려하면 이의 약 23%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에 새로 추가된다.
게다가 이미 상장된 보통주 외에 상환전환우선주 88만8,000여주도 언제든지 보통주로 전환돼 추가 상장될 수 있는 상태다.
이 상환전환우선주는 중국 벤처캐피털 레전드캐피털이 웰블링크(Well Blink Limited) 명의로 보유한 것이다.
이에 따라 빅히트 주가가 지난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293490)처럼 수급 영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한 달 뒤인 지난 12일 1개월 의무보유 기간을 끝낸 물량이 시장에 나오자 주가가 7.36% 급락했다.
더 큰 문제는 조만간 시장에 풀릴 빅히트 물량의 비중이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한 달 동안 454만여주(의무보유 기간 15일 물량 포함)가 풀렸는데 이는 최초 유통 가능 주식의 약 30%에 해당하며, 전체 보통주 대비 지분율은 6.16%였다.
빅히트의 경우 상환전환우선주까지 더하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새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총 241만6,000여주로 현재 유통 가능 주식의 약 32%, 전체 보통주 대비 지분율은 6.96%다. 물량 자체는 더 적지만 비중은 카카오게임즈보다 높다.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 이상의 수급 충격을 겪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미 공모가 아닌 장중에 빅히트 주식을 사들인 주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빅히트 주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 15일 4.44% 하락에 이어 16일에도 22.29% 떨어져 이틀간 총 25.74% 급락했다. 상장 직후 잠시 따상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고점 대비 하락률은 43%에 이른다.
상장 직후 3,091억원어치를 내다 판 기존 주주(기타법인)를 필두로 외국인, 기관이 물량을 쏟아내는 동안 개인은 4,0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의 평균 매입 단가는 26만3,000원대로 현재 주가보다 6만원 이상 높아 평균 손실률이 약 24%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2~3주는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 출회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면서도 “빅히트의 기본 이익 체력을 고려하면 약 22만~23만원대가 바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