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구명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강기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편지가 공개되자 “(라임 사태는) 김봉현의 사기 사건이 아니라 검찰 게이트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15에는 김 전 회장을 ‘질 나쁜 사기꾼’이라고 표현했었다.
강 전 수석은 지난 8일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이 법정에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전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주라고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자,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며 김 전 회장의 발언은 신뢰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 15일에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봉현 씨의 원래 이름은 김기만이라고 한다”며 “과거에 무슨 사건에 연루돼서 이름도 바꾸고 얼굴도 바꾸고 이랬다는 것이다. 제가 알아보니까 참 복잡한 사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성형수설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은 “김봉현씨가 친구하고의 문자에 그런 얘기를 한다. ‘나는 민정수석, 정무수석 라인을 탄다.’ 그런데 이 문자를 주고받은 게 6월5일인데 이강세씨가 저를 만나러 온 것이 7월28일”이라며 “이강세씨가 7월27일 김봉현씨한테 강 수석 만나러 간다고 했다는데 김봉현씨는 그 전부터 강기정을, 또는 민정수석을 팔고 다니고 사기를 치고 다닌 것 아니냐. 그래서 이것은 로비의 증거가 아니라 김봉현 씨의 사기의 증거”라고 했다.
이어 “이 사기 사건이 조선일보의 허위 기사와 김봉현씨의 위증으로 인해서 권력형 게이트로 변화가 되고 있다”며 “이 사기 범죄인 김봉현씨가 권력 투쟁의 선봉장이 되어 있다. 지금 이상하게 돼 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질이 아주 나쁜 사기꾼 느낌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후 강 전 수석의 ‘사기꾼’ 발언이 나온 다음날인 16일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이 공개됐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을 변호했던 검찰 출신 변호사가 ‘강기정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해 보석(조건부 석방)하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보석은 검찰이 아닌 판사의 권한이다.
또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여권뿐 아니라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고, 현직 검사를 접대했다고도 밝혔다.
강 전 수석은 편지가 공개되자마자 김 전 회장에 대한 입장을 바꿔 “이번 사건은 김봉현의 사기 사건이 아니라 검찰 게이트 아닌가 싶다”며 “검찰개혁을 좌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나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저는 사실은 김봉현 씨의 사기와 조선일보의 장난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서“그런데 지금 김봉현 씨의 자필 서신 옥중 글에 따르면 전현직 검사들이 많이 개입되어 있는 걸로 보아서 이건 검찰들의 장난이다. 검찰 게이트다. 이렇게 생각을 해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강 전 수석의 당시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록을 분석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저의 결백을 밝혀 줄 일이기 때문에 환영한다”면서도 “작년 7월 이후에 수도 없는 조사를 분명히 했다. 그때도 GPS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화 등등 다 체크했을 거라고 보는데 그걸 이제 와서 하고 있다는 것이 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선 “특검이 과거에 성공한 적이 별로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강 전 수석은 “특검 문제는 법무부에서는 특별수사팀을 따로 만든다고 하니 그것까지를 좀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되지 않을까(싶다)”며 “드루킹 때 보면 애먼 김경수 지사를 잡지 않았나. 사실상 본질을 벗어난 수사단이 특검이었기 때문에 특검에 대해서 매우 신중해야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