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차로 유명한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은 럭셔리함과 안정감, 정숙성을 모두 갖춘 차다. E세그먼트에서 존재감이 더욱 돋보이는 S90을 시승해 본 결과 ‘회장님의 차’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를 체감할 수 있었다. 더욱 길어진 차체에 2열 공간이 더욱 넓어졌을 뿐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파노라마 선루프를 비롯해 공기 순환 기능 등 을 조절할 수 있어 ‘쇼퍼 드리븐’ 차량의 면모를 뽐냈기 때문이다.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S90 중에서도 ‘B5 인스크립션’을 탔다. 이 차량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f·m의 성능을 지녔다. 전기모터가 출발 가속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14마력의 출력을 보탠다. 전기모터가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 덕분에 차량 인수 당시 300km대였던 주행가능거리는 주행할수록 늘어나는 마법이 연출됐다.
시승을 한 시간은 오후 5시경. 퇴근 시간과도 맞물려 서울 도심을 벗어나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하지만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II’ 기능 덕분에 운전하는 내내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기능을 켜면 차량이 140km/h 속도까지 차로를 스스로 유지하며 전방 차량과 거리를 유지해 달린다. 순간 앞차가 급정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쾌감 없이 거리를 조절해 줬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다웠다.
S90의 주행모드는 총 세 가지다. 에코 모드와 컴포트 모드, 다이나믹 모드다. 도심을 벗어나 다이나믹 모드로 변경을 하고 속도를 높였다. 속도를 더했음에도 엔진 소음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조용하게 유지됐다. 다만 주행 초반 토크 반응 속도가 늦다는 점은 아쉬웠다. 엔진이 폭발하기 전 모터가 바퀴 굴림에 관여했기 때문이었다. 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으면 RPM이 먼저 반응했고, 자동차는 늦게 따라왔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S90은 탄력적인 주행 감각을 전달했다. 5m의 길이, 1,800kg이 넘는 덩치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휠을 돌리자 민첩함과 경쾌함을 선사했다.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다시 켜고 속도를 100km/h로 설정했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자 경보음이 울렸다. 운전자의 주의기능을 충분히 인식하는 듯했다.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우고 2열에 앉아봤다. 넉넉한 레그룸에 이전 모델 대비 낮아진 전고가 안락함을 선사했다. 2열 뒷자리에 앉아서 조수석을 앞 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쇼퍼 드리븐 차량에 충실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여기에 2열 선커튼, 뒷유리 선블라인드,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조절 가능했다. 다만 2열 좌석을 뒤로 젖히는 기능이 생략된 부분은 아쉽다.
이번 신형 S90은 인테리어도 럭셔리함을 더했다. 볼보의 경쟁력인 바워스&윌킨스(B&W) 프리미엄 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다. 19개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악은 공연장을 방불케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까지 더해져 생동감을 더했고, 새로운 컨티뉴엄 콘을 추가해 중음역대에서 보다 풍부하고 세밀한 음향을 지원했다. 기어노브 역시 오레포스의 천연 크리스털로 제작됐으며, 천연 나무와 고급 가죽이 럭셔리함을 더했다.
볼보는 S90의 럭셔리함을 강조하는 한편 동급 대비 낮은 가격으로 가성비까지 내세웠다. 신형 S90의 국내 판매가를 B5 모멘텀은 6,030만원, B5 인스크립션은 6,690만원, T8 AWD 인스크립션을 8,540만원에 책정한 것이다. 6,000만원 대에 ‘회장님 차’를 경험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300만원 상당의 옵션을 100만원에 제공하는 등 가심비에 주력했다. S90 전 트림에는 어드벤스드 공기청정기능 및 미세먼지 필터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 등이 탑재됐다.
